[홈스쿨 교육 이렇게] 정해진 시간표 없는 자율 생활

중앙일보

입력

'홈스쿨을 하면, 자녀 공부는 어떻게 시키나. 하루종일 자녀와 무엇을 하며 보내나'.

학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홈스쿨 가정의 교육 방법이나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는 대안 교육 전문 출판사인 '민들레'의 사이트(www.mindle.org)가 대표적이다.

홈스쿨 가정마다 교육 방법.생활 방식은 다양하다.

하지만 자녀의 자율성을 최대한 믿고 존중하며 그에 따라 교육 방식.생활 방식을 정한다는 게 대체적인 공통점이다.

'우리 집…' 저자인 김씨는 "대부분의 엄마들이 방학이나 휴일에 아이와 하루종일 함께 지내는 것을 힘들어 한다"면서 "이는 '아이가 이렇게 했으면'하는 엄마들의 욕심 때문일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김씨 자녀들의 생활에는 정해진 시간표가 없었다.

"아침에 함께 신문을 보고 점심 때쯤 아이들이 밖에 나가 자전거를 타고 놀았어요. 그리고 오후 늦게부터 각자 알아서 공부를 했죠. 밤 잠이 없는 아이는 밤늦게까지 , 새벽 잠이 없는 애는 아침 일찍 일어나 공부했어요. 몇시에 일어나고 몇시에 잔다고 정해 놓은 것은 없었어요."

모든 교육이 집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었다.

경기도 광명시 주최 청소년 캠프.환경운동연합 주최 광릉수목원 나무학교.경복궁.국립민속박물관.국립국악원.국악박물관.만화 페스티벌.어린이 생명학교.수해지역 자원봉사.주부 독서회 주최 문학 기행….

김씨의 세 자녀들이 학습 차원에서 방문한 장소나 참가한 활동의 일부분이다.

세 자녀는 수시로 도서관도 찾아가 잡지.책.영화 등을 보며 관심 분야를 공부했다.

부모와 자녀, 남녀 구분 없이 집안 일도 분담해왔다.

김씨는 "청소든 설거지든 시켰더니 아이들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인 줄 알았다"면서 "큰애가 청소를 하면, 둘째는 설거지를 하고, 셋째는 세탁기를 돌려 빨래를 하는 식"이라고 했다. 집에서 김장을 담글 때는 가족 전체가 달려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마디로 생활 자체가 아이들에겐 학습이었다"면서 "다른 엄마들은 '살림을 하면서 어떻게 아이들 교육도 시키느냐'고 묻지만 나처럼 편하게 살림을 한 엄마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