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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해저드 빠진 골프장, 연말 찬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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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골프장업계가 코로나19로 타격이 크다. 실외는 확진자 급증, 실내는 영업 정지 악재다. [연합뉴스]

골프장업계가 코로나19로 타격이 크다. 실외는 확진자 급증, 실내는 영업 정지 악재다. [연합뉴스]

 골프장업계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10월 말부터 골프장 확진자 속출 #급증하던 예약도 된서리 맞아 #스크린골프장은 3주간 영업정지 #업주 “제한적 영업 허용을” 호소

실외 골프장에서 꾸준히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 스크린골프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방역 지침으로 당분간 영업을 정지해야 한다.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제한적 영업’ 허용을 호소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골프는 되레 인기를 누렸다.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인식 덕분이었다. 게다가 해외여행이 어려워지면서 골프장은 반사 이익을 누렸다. 용품과 의류 등 관련 업계 매출도 늘었다. 국내 대표 스크린골프업체인 골프존은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4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9% 증가했다. 매출액은 2245억원으로 20.2% 늘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연말 영업을 하지 못하는 스크린골프장. 뉴스1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연말 영업을 하지 못하는 스크린골프장. 뉴스1

각종 모임, 송년회 등으로 특수를 누릴 법한 연말,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된서리를 맞았다. 실외 골프장에서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속출한 탓이다. 10월 말, 경기 용인의 한 골프장에서 대학 동문 모임을 통해 총 42명이 감염됐다. 이후 골프장 내 집단 감염 우려가 커졌다.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도 광주와 경남에서 골프장 모임을 연결 고리로 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왔다. 7일에는 부산의 한 골프장 캐디가 확진 판정을 받아 해당 골프장이 이틀간 휴장했다.

골프장 온라인 부킹업체 XGOLF에 따르면, 올 1~9월 꾸준한 증가세였던 전국 골프장 예약 건수가 10월 이후 9.2% 감소했다. 특히 경기 지역 골프장은 지난해보다 1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장 전역을 수시로 소독하고 일부 시설은 이용을 금지하는 등 골프장 측이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고는 하지만, 예년보다 많이 몰린 골퍼를 일일이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수도권 대중제 골프장에서 캐디를 하는 유은주(33)씨는 “코로나 사태가 오래 지속하면서 대부분의 골퍼가 마스크를 쓰고 등 개인 안전에 각별히 신경 쓴다. 그러나 긴 시간 라운드를 하다 보니 답답하다며 마스크를 벗기도 하고, 라운드 도중 간식을 나눠 먹기도 한다. 라운드가 끝난 뒤 함께 모여서 식사하는 관례 등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올해 호황을 누렸던 스크린골프도 추운 연말을 맞게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적용받는 지역 내 문을 닫는 실내체육시설에 헬스장, 당구장 등과 함께 스크린골프장이 포함됐다. 거리 두기 2단계 지역은 그나마 낫다. 밤 9시까지는 영업을 할 수 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연말 영업을 하지 못하는 스크린골프장. 연합뉴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연말 영업을 하지 못하는 스크린골프장. 연합뉴스

당장 타격을 받는 이들은 스크린골프장 점주다. 8일부터 3주간 영업을 못 하게 되면서 이에 따른 피해를 호소했다. 경기 고양에서 스크린골프장과 연습장을 운영하던 김성욱(55) 씨는 “코로나19 탓에 올해 영업이 쉽지 않았는데, 연말을 맞아 아예 문조차 열 수 없게 되니까 답답하다. 레슨 하던 직원도 줄여야 할 판이다. 이번 달 임대료 걱정으로 막막하다”고 말했다.

백두환 골프존 가맹사업부 부장은 “지난달에도 수도권 일대에 시행된 2단계 조치로 인해 스크린골프장 월 매출이 지난해의 절반 이상 급감했다. 2.5단계 시행으로 경영주들은 생계의 어려움에 부닥쳤다. 제한적이라도 영업을 허용하는 게 현재로써는 가장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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