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11년만에 부활한 'CTO'...文·이재용 옆 그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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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서울 서초동에 있는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를 통해 11년 만에 반도체(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책을 부활했다. 황창규 전 사장이 CTO를 맡았던 2009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이번 인사 전까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부를 이끌던 정은승(60) 사장이 삼성 반도체의 신임 CTO로 선임됐다.

정은승 CTO, EUV·3나노 등 첨단공정 진두지휘  

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정은승 신임 CTO는 극자외선(EUV) 공정 도입 등 첨단공정 개발을 진두지휘하면서 기술 연구조직인 반도체연구소·생산기술연구소 등을 이끈다. 미국 텍사스대 물리학 박사인 정 CTO는 공정분야 전문가다. 앞으로 2022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3나노미터 파운드리 공정뿐 아니라 D램 공정에서 EUV 적용 등 첨단공정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이재용(오른쪽 둘째) 부회장과 정은승(오른쪽) 사장이 지난해 4월 문재인(왼쪽 셋째) 대통령에게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 내 EUV 동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용(오른쪽 둘째) 부회장과 정은승(오른쪽) 사장이 지난해 4월 문재인(왼쪽 셋째) 대통령에게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 사업장 내 EUV 동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 CTO는 이재용(52) 부회장이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스템 반도체 2030년 세계 1위’ 비전을 밝혔을 당시에는 직접 설명을 맡기도 했다. 당시 화성사업장 내 EUV 파운드리 팹을 설명하며 “(건설현장이) 12층 높이로, EUV 장비가 커서 일반 건물보다 1.2배 높다. 20조원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와 목표와 관련, 문 대통령이 “자신 있으신가”라고 묻자 정 CTO는 “지금까지 해냈듯이 꼭 해내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삼성 안팎에선 “CTO가 차기 DS부문 대표로 가는 브릿지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현재 DS부문장, 모바일·통신장비 등을 담당하는 IM부문장, TV·생활가전을 맡는 CE부문장 등 3인 각자대표 체제다.

현재 DS부문장인 김기남 부회장도 2017년 10월 DS부문장 선임 직전에 권오현 당시 부문장을 보좌하면서 각 사업부장 위인 ‘반도체총괄’ 직책을 수행한 바 있다. 1958년생인 김기남 부회장이 내년에 63세가 된다. 이정배(53) 신임 메모리사업부장은 67년생, 최시영(57) 신임 파운드리사업부장은 64년생으로 나이 차이가 꽤 나는 편이다. 1963년생인 강인엽(58)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연말 글로벌전략회의도 조만간 개최 

연말 인사를 마친 삼성전자는 조만간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할 전망이다. 회의에는 국내외 사장단과 임원들이 참여해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열린다. 국내외 임원급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부문별 상황을 점검하고 신규 사업 계획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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