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효과 사라져, 코로나 환자 역대 3번째로 쏟아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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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급증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역대 세 번째로 환자가 많이 나왔다. 통상 주말에는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데도 확진자 규모가 오히려 늘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대기자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 대기자들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6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환자는 631명 늘었다. 지난 4일(629명) 이후 이틀 만에 다시 600명대로 올라섰다. 지난 2월 29일(909명), 3월 2일(686명) 이후 세 번째로 환자가 많이 나온 것이다.

검사량 40% 줄었지만 확진자 늘어 #"거리두기 효과 기대" 예상도 빗나가

주말에는 보통 민간 의료기관 휴진 등으로 검사량이 평일보다 감소하는데도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 6일 이뤄진 진단검사 건수는 1만4371건으로 전날(2만3086건)보다 38% 가량(8715건) 줄었다. 1만4371건의 검사에서 확진된 경우는 631명이라 양성률은 4.39% 정도다. 100명을 검사했을 때 평균 4.4명이 확진된다는 얘기다. 5일(2.53%)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검사자가 줄어 확진자가 감소하는 이른바 ‘주말효과’는 통상 주 초반인 월, 화요일까지 영향을 미쳐 당국은 통상 수요일쯤부터 유행의 본 모습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주말효과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3차 유행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뜻이다.

유행의 예측지표인 감염재생산지수도 지난주 1.4 정도로 당국의 목표치인 1을 초과했다. 1명이 1.4명 정도를 감염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이 수치가 1 이하로 유지되지 않으면 유행 크기가 계속 커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현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이 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현황을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당국은 이번 주의 경우 수도권의 거리두기 격상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지난 8~9월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됐을 때는 300명대 확진자가 약 열흘 만에 두 자릿수로 떨어진 바 있다. 통상 거리두기 효과가 10~14일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만큼 이번 주말이면 어느정도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는 게 당국 기대였는데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지만 과거의 2단계보다 약한 조치인 데다 그마저도 한발짝 늦게 이뤄졌고, 계절적 요인까지 맞물려 이전만큼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종전 방식 2단계에서는 노래방·PC방 등 고위험시설로 규정된 12곳은 문을 열 수 없었는데 현재는 클럽 등 유흥시설에 한해서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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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이라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늘었고, 긴장감도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다. 방역 조처도 8~9월 때보다 약하다”며 “이 조처로는 드라마틱하게 환자를 줄이긴 어렵고 오히려 약간 올라가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환자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앞서 정부가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렸을 때 “상대적으로 이전보다 경각심이 낮아진 상태이고 거리두기 단계 자체도 완화됐기 때문에 억제 정책이 바로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거리두기 동참 정도에 따라 더 큰 규모의 유행이 올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과거와 달리 일상 공간 곳곳에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점도 이전만큼 방역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이유로 작용한다.

1·2차 유행 때는 확산을 이끌던 중심 집단이 있던 반면 지금은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환자가 나와 연쇄 감염의 고리를 끊어내기 쉽지 않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5일 브리핑에서 “그간 지역사회에 잠재되어 있는 감염이 누적되어 있어서 아직 이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상생활의 구석구석 어디에서나, 또 전국에 걸쳐서 감염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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