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탈산염, 정자 DNA 손상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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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의 향기를 유지하고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가소제(可塑劑)로 널리 쓰이는 디에틸 프탈산염(DEP)이 성인 정자의 DNA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의 러스 하우저 박사와 수전 듀티 박사는 국립보건연구원(NIH)이 발행하는 학술지 '환경보건 전망'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화장품과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으로 DEP에 노출된 남자 168명으로부터 채취한 소변과정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DNA가 손상된 정자들이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하우저 박사는 그러나 정자 DNA의 손상이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 생식기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700-800명의 남자들을 대상으로 보다 규모가 큰 조사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보호론자들은 프탈산염이 인간의 건강을 해치는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관련산업 전문가들은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화장품업계가 만든 감시기구인 미국화장품성분심사위원회는 3종류의 프탈산염을 향수와 화장품 제조에 계속 사용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려 환경단체및 보건단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미국화학위원회도 프탈산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국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이 화학물질의 사용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EU)은 1999년부터 어린이 플라스틱 장난감 등 일부 제품에 프탈산염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보건단체인 '해독 없는 보건'은 이 연구결과가 자신들의 주장이 옳았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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