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첫 여성 단장 탄생…"스포츠 역사에 남을 일"

중앙일보

입력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초로 여성 신임 단장이 탄생했다.

킴 응 마이애미 말린스 신임 단장. AP=연합뉴스

킴 응 마이애미 말린스 신임 단장.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MLB 구단인 마이애미 말린스가 중국계 여성 킴 응(51)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고 미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여성이 북미 남성 스포츠 구단에서 단장을 맡은 건 전 종목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성명을 내고 "킴의 단장 선임은 모든 프로 스포츠 역사에 남을만한 일"이라며 "야구와 소프트볼을 사랑하는 수 백만명의 여성들에게 소중한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킴 응 마이애미 말린스 신임 단장 [EPA=연합뉴스]

킴 응 마이애미 말린스 신임 단장 [EPA=연합뉴스]

응 단장은 성명을 내고 "인턴으로 MLB에 입성한 지 수 십년이 지났다"며 "차기 단장으로 마이애미 말린스를 이끌게 된 것은 내 커리어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199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인턴으로 입사하며 야구 인생을 시작한 응 단장은 29살 때 뉴욕 양키스 부단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양키스에서 1998∼2000년 월드시리즈 3연패를 이끌고 2002년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 부단장까지 역임했다.

그러나 첫 여성 단장에 오르는 길은 멀고 험했다. 2005년 다저스를 시작으로 최소 7개 구단에서 단장직 면접을 봤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응 단장보다 경험과 경력이 부족한 남성들이 상당수 단장직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2011년 MLB 수석부사장을 지내며 단장의 꿈을 버리지 않아 온 응 단장은 야구계 입성 30년 만에 꿈을 이루게 됐다.

응 단장은 "내가 처음 이 업계에 들어왔을 때 여성이 메이저리그 팀을 이끈다는 것이 가능해 보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난 끈질기게 나의 목표를 추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데릭 지터 말린스 최고경영자(CEO)는 "그의 리더십이 지속적인 성공을 향한 우리의 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