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부진은 깨끗이 씻었다. KT 위즈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0·베네수엘라)가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KT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PO 3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5-2로 이겼다. KT가 가을야구에 거둔 첫 포스트시즌(PS) 승리다. 1, 2차전을 연이어 내준 KT는 1승 2패로 반격의 실마리를 만들었다.
KT 선발투수 쿠에바스가 빛났다. 쿠에바스는 이날 103개를 던지며 8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지난 1차전에서 0-0으로 맞선 8회에 등판해 3분의 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던 쿠에바스로서는 이날 투구로 명예를 회복했다. 지난해까지 함께 뛴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7과 3분의 2이닝 7안타 3실점)와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경기 후 쿠에바스는 "경기 전부터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도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알칸타라와 대결에 대해선 "알칸타라는 KT에서도, 미국에서도 같은 팀이어서 오랜 친구같다. 나와 알칸타라 모두 잘 던지기를 바랐는데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고 했다.
포수 장성우와 호흡도 잘 맞았다. 쿠에바스는 "장성우는 좋은 포수다. 장성우와 볼배합에 대해 생각한 게 다를 때 안 좋은 결과가 나오고는 했는데, 오늘은 서로 같은 구종을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8회 2사 후 정수빈 타석 때 KT 벤치에서는 교체를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쿠에바스는 "경기를 잘 끌어와서 흥분한 상태여서 이닝을 잘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했다. 더그아웃에 돌아와서 투수 코치에게 '죄송하다. 흥분해서 그랬다'고 사과했다. 코치님도 '투구 수를 고려해서 그런 것이다. 잘했다'고 말씀해주셨다"고했다.
쿠에바스는 "1차전에서 불펜으로 들어간 경험으로 포스트시즌이 어떤 것인지 느낄 수 있었다. 팀을 도우려고 불펜으로 나갔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 경험을 통해 오늘 경기에서 신체적·정신적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4,5차전에선 팀원들을 열심히 응원해 좋은 에너지가 팀원들에게 전달되게 하겠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