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 첫 승 거둔 이강철 KT 감독 "쿠에바스 인생투한 것 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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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PO 3차전에서 첫 승을 거둔 이강철 KT 감독. [뉴스1]

12일 PO 3차전에서 첫 승을 거둔 이강철 KT 감독. [뉴스1]

3경기 만에 드디어 웃었다. 프로야구 KT 위즈가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서 승리했다.

12일 PO 3차전 두산에 5-1로 이겨 #10구단 KT,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

KT는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PO 3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5-2로 이겼다. 1,2차전을 연이어 내준 KT는 마침내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승리를 거뒀다. 이강철 KT 감독 개인으로서도 첫 PS 승리다. 1승2패가 된 KT는 대역전극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0-0으로 맞선 8회 2사 1, 3루에서 주장 유한준이 내야안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KT 타선은 8회에만 5점을 뽑아내며 지난 두 경기 부진(3득점)을 털어냈다.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8회 말 오재원에게 솔로홈런을 주긴 했으나, 8이닝 3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가 인생투를 한 것 같다. 너무 훌륭한 투구를 해줬다. 우리 타자들이 8회 2사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쿠에바스를 8회까지 던지게 한 건)오늘같이 던지면 누구를 올리겠나. 너무 긴장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인데 잘 끊어줬다"고 했다.

쿠에바스가 4회 2사에서 송구 실책를 저지르자 이강철 감독은 직접 마운드에 올라갔다. "조금 흥분할까봐 올라갔다. 스코어링 포지션이라 끊어주는 의미도 있었다. 시즌 때 여러 번 볼배합을 얘기했는데, 오늘은 고개를 '두 번 흔들었다'고 하더라. 쿠에바스는 좋은 구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에게도 이날 승리는 첫 가을 야구 승리다. 그는 "선발 데뷔전 승리 같다. KT 역사 한 페이지를 장식했는데 한 번 더 장식하고 싶다. 승리구 챙길 정신도 없었다"고 웃었다. 이어 "2차전을 패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지만, 고무적이다. 쳐야 할 선수들이 치기 시작해서 타선이 터지면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베테랑 선수들을 타순 틈틈이 넣는 변화를 줬다. 이 감독은 "오늘 타순이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타격코치와 상의할 것"이라고 했다. 경기 전 불펜으로 대기시켰던 배제성에 대해선 "제성이는 혹시라도 경기를 지게 될 경우 PS 경험을 주기 위해서 불펜에서 준비시킨 것이었다. 안 던지길 바랐다"고 털어놨다.

이강철 감독은 유한준의 결승타 장면을 보고 "두산 야수들이 수비를 너무 잘 하니까… 빠지는 것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사람이다 보니 기뻐하는 동작이 나온 것 같다. 마지막에 선수들이 잘 해줬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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