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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때리는 日언론 "대선 불복, 북·중·러 독재자와 같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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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들이 미 대선 결과에 불복의사를 밝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하고 나섰다.

닛케이 신문 "민주주의 흔들 위험한 징조" #아소 부총리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 우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6일 1면 워싱턴지국장의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의 귀중한 의사를 무효로 단정하고, 자기 뜻에 따르지 않는 자를 배제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중국, 북한의 독재자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이어 “미국과 세계의 민주주의를 이끌어야 할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룰을 당당하게 흔들고 무너뜨리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투표가 끝난 미국에 민주주의의 앞날을 흔들 위험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사히 신문도 사설을 통해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동”이라면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사기다’라고 말하며 재판 투쟁에 임하려는 자세를 드러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당하게 던져진 대량의 우편투표를 집계하지 않고 제외하도록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전날 “혼란과 대립을 조기에 수습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개표를 둘러싼 혼란이 장기화하고, 정치 공백이 생기면 악영향은 세계 전체에 미칠 수 있다”면서 “신속하게 승패를 결정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일본에서는 대선 결과 확정이 늦어질 경우 발생할 혼란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아소 다로(麻生太郎) 경제부총리 겸 재무상은 이날 국무회의 후 기자들에게 “미국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도 정례 기자회견에서 “계속해서 선거결과와 그에 미칠 영향을 포함해 높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선거는 3일 끝났다', '3일 이후 투표는 불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선거는 3일 끝났다', '3일 이후 투표는 불법"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시위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은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더라도 트럼프 정권에서 격화한 미·중 대립이 쉽사리 완화하지 않을 것이며 그사이에 끼여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바이든 후보가 통상정책에서 다국간 협조를 중시하지만, 중국에 대한 강경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며 일본 기업이 미·중 양국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에 봉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중 대립은 1∼2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로 일본으로서 나가야 할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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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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