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연일 윤석열 때리는데…與홍익표 "임기 끝까지 마쳤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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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익표 민주연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공정경제 3법'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여권 내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사퇴 요구까지 나오는 가운데, 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원장인 홍익표 의원이 윤 총장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홍 의원은 29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사실 우리 지지층의 반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도리어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그냥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원칙의 문제로 본다”며 “검찰총장이라는 직위에 왜 임기를 보장했을까 하는 것을 따져보긴 했다”고 덧붙였다. 홍 의원은 “검찰총장을 정치적으로 깊숙이 끌어들이는 게 정치권도 그렇고 언론도 그렇고 적절치 않다”며 “다만 지금 윤 총장 본인의 행태는 좀 적절치 않다”라고도 강조했다.

홍 의원의 이런 발언은 당내 강경파와 배치된다. 앞서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윤 총장은 더 이상 검찰 집단의 이익을 위해 몽니를 부리지 말고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고,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추미애) 장관의 해임 건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도 김종민 민주당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빨리 윤석열 총장 영입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국민의힘이 고발하면 윤 총장이 수사해주는 이런 관계로 거래가 이뤄지는 건 국가 기강을 완전히 흔들어놓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는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윤석열 총장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펼치는 의원도 적지 않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우리가 윤 총장을 때리면 그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만 올라갈 것”이라면서 “우리는 여당이 해야 할 일만 잘하면 된다. 공수처를 출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 법사위원 역시 “정치적으로는 비판하고 있지만, 실제 윤 총장의 법적 문제를 입증하는 것은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임기를 다 채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성역 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개혁이란 국민의 여망이 담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출범 지연도 이제 끝내주시기 바란다”며 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입법만 남은 검찰개혁이 완수됐다면 최근 논란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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