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배 참고 병원간 10살 아이, 뱃속엔 1.5㎏ 머리카락 뭉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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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둥(廣東)성 난팡의대 병원 의료진이 지난 21일 10살짜리 소녀의 위에서 1.5㎏의 머리카락을 빼냈다. 장쑤신문 웨이보 캡처

중국 광둥(廣東)성 난팡의대 병원 의료진이 지난 21일 10살짜리 소녀의 위에서 1.5㎏의 머리카락을 빼냈다. 장쑤신문 웨이보 캡처

복통을 호소하던 중국 10살 아이의 뱃속에서 1.5㎏ 가량의 머리카락 뭉치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중국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광둥(廣東)성 난팡의대 병원 의료진은 지난 21일 10살짜리 소녀 샤오우(小五)의 위에서 잔뜩 엉긴 머리카락을 끄집어냈다. 1.5㎏에 달하는 거대한 뭉치였다.

샤오우는 빈혈 증세와 복통이 3개월간 지속돼 병원을 찾았다. 의료진은 샤오우의 모습을 보고 전형적인 빈혈과 영양실조 증상이라고 판단했다. 복부는 돌덩이처럼 딱딱해진 상태였다. 샤오우의 부모는 악성 종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CT와 초음파 검사에선 종양은 아닌 것으로 판명이 났다. 그러나 위내시경을 통해 들여다본 의료진은 깜짝 놀랐다. 머리카락이 음식찌꺼기와 함께 철수세미처럼 잔뜩 엉겨 있었기 때문이다.

난팡의대 의료진은 수 시간에 걸친 복강경 수술을 통해 1.5㎏에 달하는 머리카락을 뱃속에서 모두 끄집어냈다.

그제야 샤오우의 부모는 샤오우가 2살 때부터 습관적으로 머리카락을 먹었다는 것을 생각해 냈다. 부모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2살 때부터 자기 머리카락을 먹는 습관이 있었다”며 “머리카락을 먹지 않도록 해서 5살부터는 버릇이 없어진 걸로 알았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위에 머리카락이 가득할 경우 음식 소화나 영양 흡수에 지장을 일으켜 빈혈과 영양실조를 초래할 수 있다. 머리카락, 흙, 손톱 등을 먹고는 이것들이 소화불량을 유발시키고 천공, 복막염, 장폐색과 같은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경고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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