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활인문학 하라는 게 박경리의 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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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윤흥길

윤흥길

“기독교 정신과 활인(活人)의 문학이 상통하는 바가 있어요.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성경 말씀을 선생님 말씀과 함께 작품에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경리문학상’ 수상 소설가 윤흥길

지난달 토지문화재단으로부터 제10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소설가 윤흥길(78·사진)이 22일 ‘수상작가’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윤 작가는 1970년대 신인 시절부터 박경리(1926~2008) 선생과 사제 같은 관계를 이어왔다고 했다. 그는 "박경리 선생님은 ‘큰 작품’을 써야 한다고 늘 말했는데 처음엔 분량과 배경이 방대한 작품으로 이해했지만 시간이 지나 인간과 인생을 얼마나 진지하게 성찰하고 다루는가로 해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또 "박경리 선생은 ‘너는 살인의 문학을 하지 말고 사람을 살리는 활인의 문학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이는 생명에 대한 말씀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또 ‘활인의 문학’을 하는 데 핵심적인 수단이 우리 문학 전통 중 하나인 ‘해학’임을 깨달았다며 이런 요소를 장편소설 ‘문신’에 많이 반영했다고 했다. 그는 인생 대표작으로 ‘문신’을 꼽았다. 마지막 5편은 내년 봄 끝내는 게 목표다.

윤 작가는 박경리 선생이 “많이 그립고 감사하다”고 했다. “졸작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의 작중 인물 권씨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나 이래 봬도 안동 권씨야, 이래 봬도 대학 나온 사람이야’인데, 이 대사가 독자들에게 재미있게 읽힌 모양입니다. 나도 흉내 내서 ‘저 이래 봬도 박경리 문학상 수상 작가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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