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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니, 공항 출발직전 묵었던 호텔 물병서도 노비촉 검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을 올렸다. 부인 율리아(오른쪽)와 여성 의료진 2명이 함께 있는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사진을 올렸다. 부인 율리아(오른쪽)와 여성 의료진 2명이 함께 있는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야권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묵었던 호텔 객실에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Novichok)의 흔적이 검출됐다고 나발니 측이 밝혔다. 지금까진 나발니가 항공기 탑승 전 시베리아 톰스크 공항에서 마신 차가 독극물 중독의 원인으로 추정돼 왔다.

나발니 쓰러지기 전 묵었던 호텔 객실에서 수거 #물병에 있던 노비촉이 중독 원인인지는 불확실

나발니 측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나발니가 공항 출발 직전까지 묵었던 시베리아 톰스크 호텔 객실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물병에서 노비촉이 검출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노비촉은 옛소련과 러시아가 군사용으로 개발한 초강력 독극물이다.

나발니 측에 따르면 그들은 지난달 20일 나발니가 항공기에서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듣고 나발니가 묵었던 호텔 객실에 들어가 객실에 남아 있던 물품을 수거했다. 이후 나발니 측은 이 물품을 독일 측에 전달했다. 나발니 측은 “2주가 지난 뒤 독일 검사소가 톰스크 객실 물병에서 노비촉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나발니가 이 물병 때문에 노비촉에 중독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나발니 반부패재단 관계자인 조지 알보로브는 CNN과 인터뷰에서 “물병이 나발니가 노비촉에 중독된 경로가 아닐 수 있다”며 다른 경로를 통한 중독 가능성도 열어뒀다.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1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나발니가 방문한 호텔 객실 물병에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올린 영상에는 노비촉이 검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병이 찍혔다. [인스타그램 캡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측이 17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나발니가 방문한 호텔 객실 물병에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올린 영상에는 노비촉이 검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병이 찍혔다.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나발니가 그 물을 마시면서 (나발니 입 주변의) 노비촉이 물병에 묻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전문가들의 설명으론 물병에 검출된 노비촉은 아주 소량으로, 그건 아마 (나발니에 의한) 흔적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BBC에 따르면 노비촉 개발에 참여했던 블라디미르 우글레프는 “나발니가 살아있다는 것은 (노비촉을 직접 마시기보다는) 노비촉과 피부 접촉만 했다는 것”이라며 물병 때문에 중독 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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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눈엣가시로 여겨지는 나발니는 지난달 20일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여객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착륙했고, 나발니는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2일 독일로 이송됐다.

독일 당국은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나발니에게서 노비촉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어 독일 정부의 요청으로 프랑스와 스웨덴에서 이뤄진 별도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는 "자체 검사에서 독성 물질이 나오지 않았고, 독일이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와 관련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17일 성명을 내고 나발니가 노비촉 테러를 당했다는 의혹과 관련, 독일 정부로부터 기술 지원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OPCW는 “전문가팀이 OPCW 지정 연구소에서 분석을 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나발니에게서 생체 의학 시료를 채취했다”면서 “분석 결과가 곧 나올 것이며 독일 당국과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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