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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눈엣가시’ 나발니, 세 번째 독극물 테러 당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알렉세이 나발니

알렉세이 나발니

러시아의 대표적인 반(反)푸틴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44·사진)가 독극물 테러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 마신 뒤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 #수십 번 투옥에도 반푸틴 시위 주도

나발니의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슈는 2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나발니가 (시베리아의) 톰스크 공항 카페에서 차를 마신 뒤 모스크바로 돌아오던 비행기 안에서 쓰러졌다”며 “누군가 그의 차에 독극물을 넣은 것 같다”고 밝혔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나발니가 이송된 옴스크 병원 측은 나발니가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만 알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상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나발니가 테러를 당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7월 공정 선거를 요구하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금됐다. 이때 수감 중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자신의 주치의에게 진찰받은 결과 “불상의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는 소견을 얻었다. 3년 전에는 시베리아 바르나울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녹색 염료 공격을 받아 실명 위기에 처한 적도 있다. 나발니 측에 따르면 당시 후유증으로 한쪽 눈 시력을 80%가량 잃었다고 한다.

변호사 출신인 나발니는 푸틴 진영엔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수십 차례 투옥되는 와중에도 반푸틴 시위를 주도했다. 지난 6월 푸틴의 사실상 종신 집권 길을 여는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는 “쿠데타”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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