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없는 남자 테니스, 도미니크 팀이 최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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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우승 트로피를 든 팀. [로이터=연합뉴스]

우승 트로피를 든 팀. [로이터=연합뉴스]

‘빅 3’(노박 조코비치·라파엘 나달·로저 페더러)가 사라진 코트를 호령한 건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세계 3위)이었다. 팀은 14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23·독일·7위)를 스코어 3-2(2-6, 4-6, 6-4, 6-3, 7-6)로 꺾고 우승했다.

US오픈 남자 단식 우승

팀은 1, 2세트를 연거푸 내주면서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즈베레프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3세트부터 반격에 나서면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팀은 3, 4세트를 가져가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 경기 도중 팀의 허벅지에 경련이 일었다. 예기치 못한 상황은 오히려 팀의 집중력이 높였다. 결국 타이 브레이크로 이어진 마지막 세트에서 팀은 즈베레프의 범실을 파고들어 승리했다.

US오픈 결승전에서 첫 두 세트를 내준 선수가 역전 우승한 건 대회 명칭이 US챔피언십이던 1949년 판초 곤잘레스(미국) 우승 이후 71년 만이다. 팀은 우승 상금은 300만 달러(약 35억6000만원)를 받았다. 메이저 대회 준우승만 세 차례(2018, 19년 프랑스오픈, 2020년 호주오픈)였던 팀은 네 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었다.

‘빅3’ 외의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16년 스탄 바브링카(35·스위스)의 US오픈 우승 이후 4년 만이다.  이번 대회에 페더러는 무릎 부상으로, 나달은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해 불참했다. 조코비치는 16강전에서 공으로 선심을 맞혀 실격됐다. 모처럼 20대 젊은 선수들 간 대결의 장이 펼쳐졌는데, 결국 팀이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이로써 팀은 현재 20대 선수 중에서는 유일한 메이저 단식 우승자가 됐다.

팀은 “4대 메이저 대회 중 한 대회라도 우승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다. 이제 해냈고, 내 가장 큰 업적이 됐다. 이 우승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는 빅3와 메이저 대회에서 만나도 더 편한 마음으로 대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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