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원격수업 20일까지 계속…등교 재개 14일에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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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오전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가방을 메고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4일 오전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가방을 메고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뉴스1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내일(14일)부터 2단계로 완화되면서 수도권 등교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추석 전후로 방역에 고삐를 쥐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 다시 중단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13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최근 상황과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부는 2주간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조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등교 재개 미정"…14일 결정할 것

지난달 25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5일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6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고3 제외) 등교가 중단된 가운데, 학부모들은 등교가 언제 재개될지 궁금해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중대본 발표에서는 등교 일정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교육부는 수도권 등교 시점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 원래 계획대로 오는 20일까지는 고3을 제외한 수도권 전체 학생은 등교하지 않는다"면서 "내일(14일)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회의해서 21일 이후에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21일부터 등교가 재개될 경우 2.5단계 격상 전에 적용했던 전교생의 3분의 1 등교(고등학교는 3분의 2)가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이 다소 진정됐지만, 여전히 세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어 3분의 2 등교는 무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가 변수다. 중대본은 추석 연휴를 포함해 28일부터 2주간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명절 연휴를 전후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따라서 특별방역기간을 1주 앞두고 등교를 재개할지는 미지수다. 교육부도 "특별방역기간을 고려해 21일 이후 학사 운영 방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학부모 부담·학력 격차에 '등교 재개' 목소리 

지난 7월 2일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진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을 학교 관계자가 닫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7월 2일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진 광주광역시 동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을 학교 관계자가 닫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을 앞두고 방역 전문가들은 정부에 등교 재개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등교 중단이 길어지면서 학력 격차 확대를 막기 위해 제한적으로 등교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집에 머무는 자녀를 돌보기 힘든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도 등교 재개에 힘을 실었다. 정부에서 돌봄휴가 기간을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맞벌이 부모를 중심으로 돌봄 부담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39·서울 성동구)씨는 "아이가 하루에 원격수업 영상을 1시간 정도 보는 것 외에는 하는 게 없다"며 "맞벌이라 할머니가 봐주시다보니 사실상 방치돼있다"며 답답해했다.

정부는 수도권 중·소형 학원의 집합금지를 14일부터 해제한다. 단 300인 이상 대형학원은 고위험시설에 포함되기 때문에 27일까지 집합금지가 계속된다. 중소형 학원 수업이 재개됨에 따라 학교와 학원이 일제히 문을 닫으면서 발생한 학업 공백은 일부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로 다가온 9월 모의평가와 학생부 마감에 대비하기 위한 학생들의 발길이 학원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교 재개와 함께 학원이나 독서실, 스터디카페 등 여러 시설 운영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라면서 "다시 문을 열더라도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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