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확산세 꺾였지만 아직 심각" 권준욱 경고엔 근거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국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10일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차례로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국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고 있는 10일 대전 서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시민들을 차례로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말 급증하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세는 꺾였지만, 여전히 대구·경북에서 유행했을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방역 당국이 평가했다.

거리두기 연장 여부 13일 발표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오후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8월 하순 한때 400명대를 넘어서며 급증하던 확산 세는 일단은 꺾인 것으로 판단한다”며 “느린 속도이긴 하지만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무증상 감염 비율이 높은 특성을 고려하면 수도권은 물론이고 비수도권 어디에서도 누구나 언제든 감염될 수 있다”며 “지난 2~3월의 대구·경북 유행과 비교해서 이번 수도권 유행은 유행 초기부터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 유행 초기보다 이번 유행이 더 문제인 이유로 ‘수도권의 인구 규모’를 꼽았다. 권 부본부장은 “인구 자체, 즉 모집단 자체가 수도권이 더 많고 교통량 등을 볼 때 다른 지역으로의 조용한 전파 또는 감염 확산이 용이하다”며 “실질적으로도 하루 발생하는 환자의 규모가 대구·경북 당시의 유행보다 이번 수도권 8월 중하순 이후의 발생 상황이 좀 더 많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0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내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10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내발생현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어 “감염경로의 불명 비율에서도 이번 수도권 유행이 더 나쁜 양상”이라며 “유행의 정점에 이르는 시간도 이번 수도권 유행이 좀 더 길어 대구·경북 때의 유행보다 지금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도권 중심 유행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확진자 연령이 높다는 점이다. 코로나19는 연령이 높을수록 중증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았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2일 기준 위·중증환자는 164명이다. 연령별로는 80세 이상이 38명으로 23.2%, 70대가 67명으로 40.9%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총 355명으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가 96.6%(343명)였다. 80세 이상에서 치명률이 20.1%에 달한다.

거리두기 연장 여부는 오는 13일 발표할 예정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번 주말 중에도 2단계, 또 지역에 따라서는 강화된 2단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키기를 계속 실천해주길 바란다”며 “(연장 여부는) 내부적으로 검토, 논의가 남아 있기 때문에 내일(13일)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