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일 없다는 듯'…화웨이 美 제재 언급 없이 고객 협력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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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 비즈니스그룹 사장이 9일부터 열리고 있는 '화웨이 사용자그룹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화웨이 홈페이지 캡쳐〉

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 비즈니스그룹 사장이 9일부터 열리고 있는 '화웨이 사용자그룹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화웨이 홈페이지 캡쳐〉

“화웨이는 전염병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통신 사업자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라이언 딩 화웨이 캐리어 비즈니스그룹 사장)
“우리의 목표는 화웨이뿐 아니라 고객·파트너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비용을 최소화하는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빌 탕 화웨이 GTS 사장)

미국 제재 언급 없었던 '화웨이사용자그룹회의' 

미국의 강화된 추가 제재 유예기간을 나흘 앞둔 화웨이 경영진들의 얘기다. 9일부터 열리고 있는 ‘화웨이 사용자그룹 회의(HUGM)’에서다. 이 행사는 화웨이가 고객들과 주요 기술·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 12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는 온라인으로만 열린다. 11일 폐막한다.

"화웨이 네트워크 서비스 중단 없을 것"  

화웨이 경영진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화웨이 기술의 우수성과 고객과의 협력을 강조했다. 라이언 딩 사장은 기조연설에서 “화웨이는 170개국에 배포한 1500개 이상의 통신 네트워크에 대해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빌 탕 사장은 ‘항상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 파트너’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화웨이는 사용자를 위한 강력한 네트워크 운영과 중단 없는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며 “통신 업체가 향상된 서비스 품질을 통해 고객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경영진 모두 미국의 제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지난 5월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5월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화웨이 제재로 미국이 궁지에 몰릴 수도  

화웨이 경영진의 발언은 15일(현지시간) 개시되는 미국의 강화된 제재에도 5G 통신장비 시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인 델오로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31%로 1위다. 미국의 제재에도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3%포인트 상승했다. 통신업계에서는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의 통신장비 공급과 유지·보수 등이 차단되면, 기존 화웨이 장비를 쓰는 세계 각국의 통신업체와 이용자들이 반발하면서 미국이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화웨이는 지난 5월 성명을 통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수정 제재안은 엄청난 산업 파괴력을 갖췄으며, 화웨이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는 170개 국가, 3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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