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임상 중단…"횡단척수염 부작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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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스웨덴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을 일시 중단했다.

제약사측 "시험 중단은 흔한 일, 오히려 무결성 높여" #NYT "백신과 직접 연관성은 미확인"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3상 시험에 들어간 영국-스웨덴 합작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임상 시험을 일시 중단 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3상 시험에 들어간 영국-스웨덴 합작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임상 시험을 일시 중단 한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험 참가자 한 명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임상 시험 일정에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작용의 원인과 백신의 안전 문제 조사를 서두르고 있다. 데이터·안전 점검 위원회(DSMB)도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 중인 다른 제약사에서 비슷한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가 있는지 검토 중이다.

회사 측은 “임상시험 중단은 잠재적인 부작용이 발생할 때마다 취하는 일상적인 조치로, 임상시험의 무결성을 높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부작용이 어떤 것인지, 언제 발병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NYT “부작용은 횡단척수염”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포드대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가 영국 옥스포드대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로이터=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한 소식통을 인용해 시험 참가자에게 나타난 부작용이 염증성 증후군의 일종인 ‘횡단척수염’이라고 전했다.

횡단척수염은 척수의 전 단면에 염증이 생기는 질병으로 바이러스 감염 또는 백신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횡단척수염이 발생하면 신경근 통증과 함께 하체 감각에 이상이 생긴다. 심각할 경우 하체 마비로 이어진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백신은 바이러스 항원 유전자를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는 다른 바이러스에 넣어 투여하는 방식인 ‘바이러스 벡터’ 방식을 사용한다.

침팬지 아데노 바이러스를 운반체(벡터)로 사용하는데, 아데노 바이러스가 자체 면역 반응을 유발해 의도와 다르게 환자에게 해를 끼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이번에 발생한 시험 참가자의 부작용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직접 관련성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 [로이터=연합뉴스]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CEO. [로이터=연합뉴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달 말 미국에서 3상 시험을 시작했다.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백신 가운데 처음으로 3상 시험에 들어갔다. 현재 3상 시험을 시작한 백신은 9개다.

이 회사는 미국·호주·영국 및 유럽 주요국과 이미 공급 계약을 맺었고, 한국에도 백신을 공급할 예정이다.

파스칼 소리오 CEO는 지난 7월 백신 공급과 관련해 “10월, 11월에 백신을 공급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상 시험이 예기치 못하게 일시 중단되면서 백신 공급 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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