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수산물 축제 콜레라가 재뿌려

중앙일보

입력

콜레라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가을철 지역축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가을철 별미' 인 전어.대하 등 수산물 축제가 연기되는가 하면 콜레라가 처음 발생한 경북 영천지역에선 포도축제마저 취소됐다.

이에 따라 이들 축제를 통해 수익 증대를 기대했던 농.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경남 마산시 남성동 어시장 일대에서 오는 14~16일 열릴 예정이던 '제2회 전어축제' 는 한달간 연기됐다. 마산전어축제위원회(위원장 송교태)는 "비브리오 패혈증과 콜레라에 대한 공포가 수그러들지 않아 부득이 축제를 연기했다" 고 밝혔다.

충남 서천군도 지난해 9월 열었던 '전어축제' 를 올해는 다음달 8~21일로 늦춰 잡았으나, 최근 전어가 콜레라의 감염원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축제위원회측은 "지난해의 경우 어민들은 보름간 40억원어치의 수산물을 팔아 짭짤한 소득을 올렸었다" 며 "위축된 축제 분위기를 돋우기 위해 노래자랑대회와 가수.국악인 등을 초청하는 등 이벤트를 대폭 늘려 행사를 열 방침" 이라고 밝혔다.

어민 강신두(45.서면 홍원리)씨는 "요즘은 전어가 팔리지 않아 출어도 포기했다" 며 "빨리 찬바람이 불어 콜레라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충남 홍성군도 올해 6회째인 '남당리 대하축제' 를 오는 22일부터 한달간 열기로 확정했으나 걱정이 태산이다. 대하는 구워 먹으면 콜레라 걱정은 없지만 산채로 먹는 별미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국내 최대 대하 생산지인 태안군도 '제3회 안면도 대하축제' 를 다음달 중순으로 늦췄다.

한편 경북 영천지역에선 지난 7~9일로 예정됐던 '제4회 영천 포도축제' 가 취소돼 포도 재배 농민들이 1억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농민들은 축제기간 중 도시인들에게 영천 포도를 적극 홍보하고 직판할 예정이었다.

경북도 방역대책위원회는 11일 도내 지자체에 행사 자제를 요청했으며 일선 학교에는 가을소풍과 수학여행을 연기할 것을 지시했다. 광주시 교육청도 수학여행과 각종 체험학습을 콜레라가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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