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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부족해 갈 곳 없어”…애태우던 강원 확진자 18명 병원행

중앙일보

입력

원주시가 신림면 황둔리 치악산황둔청소년수련원을 코로나19 경증 확진자들을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겠다고 하자 이에 반발한 해당 지역 주민들이 27일 진입로를 트랙터와 승용차 등으로 막고 실력 저지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원주시가 신림면 황둔리 치악산황둔청소년수련원을 코로나19 경증 확진자들을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로 운영하겠다고 하자 이에 반발한 해당 지역 주민들이 27일 진입로를 트랙터와 승용차 등으로 막고 실력 저지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집에서 대기 중이던 강원 확진자 18명이 격리 병상으로 옮겨진다.

음압병상 84개 포화…원주의료원 30병상 확보 #원주 생활치료센터는 주민 반발로 대체지 물색

 28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 격리 음압 병상이 꽉 차 자가격리 상태였던 확진자 18명을 이날 오후 4시쯤 원주의료원으로 이송한다. 이들은 대부분 무증상이거나 증상이 경미해 집에서 원격진료를 받아왔다.

 강원도에서는 지난 25일 21명의 확진자가 폭증한 이후 26일 9명, 27일 3명 등 원주시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도내 84개 격리병상이 모두 환자로 채워져 있다. 강원에는 강원대학교 병원 15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4개, 원주의료원 52개, 강릉의료원에 5개의 격리 병상이 마련돼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원주의료원에 병상 30개를 추가로 확보해 환자를 이송할 예정”이라며 “9월에도 추가 병상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건당국은 9월 1일 속초의료원에 병상 24개, 9월 2일 강원대병원 병상 12개, 9월 7일 강릉의료원 병상 9개 등을 확보해 모두 184개의 병상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강원 원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원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 대기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강원 원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원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가 검사 대기자들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환자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에서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 운영은 차질을 빚고 있다. 보건당국은 지난 26일 원주시 신림면 황둔리 치악산황둔청소년수련원을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하고, 이날 오후 1시부터 운영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이 강력히 반발하면서 생활치료센터의 운영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전날 오전부터 생활치료센터로 향하는 마을 입구를 농기계 등으로 막아서는 등 실력 저지에 나섰다. 원창묵 원주시장은 이날 주민들을 찾아가 “급박한 위기 상황에서 내린 불가피한 결정인 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널리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으나 설득에는 실패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원주에서 생활치료센터 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다른 지역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에서는 원주지역에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n차·깜깜이 감염’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18일 원주 체조교실에 시작된 코로나19로 인해 이 지역 확진자는 103명으로 강원도 내 전체(184명)의 55.9%에 달한다. 원주시는 뒤늦게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자가 격리자를 대상으로 자가 격리 해제 전 진단검사를 추가로 실시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춘천=박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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