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지검 발령날 '나훈아 땡벌' 부른 진혜원 "서울 지망 안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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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원 검사(가운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고(故) 박원순 전 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 [연합뉴스]

진혜원 검사(가운데)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고(故) 박원순 전 시장과 팔짱을 낀 사진.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발 두 번째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서울 동부지검 부부장검사로 사실상 영전한 진혜원(45·사법연수원 34기) 검사가 자신은 발령지로 서울을 지망하지 않았다고 27일 밝혔다.

그는 인사가 단행된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늘 법무부 발표로 또다시 인구(사람들의 입으로 추정)에 회자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겸허하다"고 밝혔다. 이어 "철학의 차이를 실감한다"며 "서울지역으로 지망하지 않았다. 제주도 지망했다"고 덧붙였다.

진 검사는 "집도 멀어서 하숙집 구하는 전화 돌리고 대답 기다리는 중"이라며 나훈아가 작사·작곡·노래하고 강진이 리메이크 하기도 한 노래 '땡벌'의 가사를 인용해 "기다리다 지쳤다"고 했다.

지난 27일 검찰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 부부장으로 사실상 영전한 진혜원 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지역으로 지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 검사 페이스북 캡처]

지난 27일 검찰인사에서 서울동부지검 부부장으로 사실상 영전한 진혜원 검사가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지역으로 지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진 검사 페이스북 캡처]

한편 진 검사는 지난달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과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과 함께 "권력형 성범죄를 자수한다. 성인 남성 두 분을 동시에 추행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한 달 뒤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수해복구 봉사 사진을 올리며 "여사님은 서울의 좋은 집안에서 자라시고, 음악을 전공하신 후 서울시향 합창단에서 단원으로 선발되셨다"며 "(김 여사의 봉사가) 진정성과 순수함을 느끼게 된다"고 해 논란을 빚었다.

그는 이후에도 미래통합당을 겨냥해 박 전 시장의 사망을 유도해 서울시 방역체계 마비를 초래했다거나, 통합당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을 지우기 위해 당명 변경을 추진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인사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보좌하거나 친정부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검사들은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요직을 꿰찼다. 반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거나 비판했던 이력이 있거나 윤석열 검찰총장과 가깝다고 분류된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났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런 노골적인 인사는 처음 봤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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