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 확진 44% 쏟아진 서울...거리두기 3단계 격상 두렵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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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검사건수 감소 등의 영향으로 90명대로 내려앉았던 서울시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만에 다시 100명대로 늘었다.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는 '깜깜이 확진자'가 전체 확진자의 절반에 달한 가운에 교회를 중심으로 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광복절을 전후로 시작된 집단감염 이후 서울의 확진자 수가 하루 평균 100명을 훌쩍 넘어서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확진자 134명…교회·극단 등 감염 지속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34명이 추가됐다. 서울시가 '집단감염'으로 분류한 사례 중 7건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기존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전날 5명이 추가로 확진돼 서울만 누적 55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새롭게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순복음강북교회에서도 24일 8명의 확진자가 더 나와 누적 확진자가 15명으로 늘었다.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1명(누적 66명)까지 포함하면 교회 발(發) 확진이 지속하는 양상이다.

 교회 외에도 산발적 집단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21일 첫 확진자가 나온 중구 소재 한 부동산 경매업체에서는 23일 7명, 24일 4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총 12명이 감염됐다. 이 중 10명이 서울시에 거주하는 확진자였다. 광화문 집회도 어제 1명이 추가돼 서울에서 누적 43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극단 '산' 관련 확진자 1명(누적 24명), 강동구 어린이집 관련 확진자 1명(누적 17명)도 이날 각각 추가됐다.

깜깜이 45%…11일간 평균 123명 감염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집단 감염이 시작된 지난 14일 이후 11일 만에 서울에서만 135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서울에서 감염된 전체 누적 환자 (3120명) 중 43.5%가 지난 열흘여 만에 쏟아진 셈이다. 이 기간 하루 평균 123.3명이 코로나에 감염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가 언급한 사회적거리두기 3단계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조건은 ▶2주 이상 일 평균 확진자 수가 100~200명 발생하거나 ▶더블링 현상(일일 확진자가 전날 대비 2배 증가)이 일주일에 2번 이상 발생할 경우 ▶감염경로 불명의 급격한 증가 등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시행되면 10인 이상의 모든 집합·모임·행사가 금지되고, 스포츠 행사 및 공공시설의 운영이 중단된다. 또 학교 및 유치원 등교는 전면 원격수업이나 휴업으로 전환되고 고위험시설뿐만 아니라 결혼식장, 종교시설 등의 중위험시설도 운영 중단된다.

 확진자 증가에 더해 '깜깜이 환자' 비중도 날로 커지고 있다. 이날 서울의 신규 확진자 중 44.8%에 달하는 총 60명이 '경로 확인 중'으로 분류됐다.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 환자 비중이 전날(37.1%)보다 7.7%p 늘어난 것이다. 김정일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지난 24일부터 서울시 역학조사지원단 총 82명을 25개 자치구에 각 3명씩 배치하고 7개 구에는 서울시 현장총괄관리자를 1명씩 추가 배치했다"며 "감염경로 미확인 확진자에 대해 더 신속하게 역학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중증환자 병상 태부족…16.4%만 가용

사회적거리 두기 3단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사회적거리 두기 3단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한 얘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4일 브리핑을 통해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어제 시작됐고, 수도권 2단계 효과 확인에도 이른 감이 있지만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3단계에 대해서도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상 부족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25일 0시 기준 서울 확진자 가운데 격리 치료 중인 환자는 1433명이다. 서울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수도권 중증환자 치료병상은 총 341개 중 226개가 사용되고 있다”며 “56개 병상(16.4%)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증 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는 계속 추가되고 있다. 김정일 과장은 “오늘부터 은평소방학교 생활치료센터 173개 병상을 추가 운영한다”며 “수도권(서울·경기·인천) 공동병상 활용계획에 따라 환자 분류 및 병상 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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