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밤샘 협상 실패, 파업 내일 예정대로…오늘 막판 대화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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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정부 간 대화가 막판까지 난항을 겪고 있다. 24일 밤샘 협상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다만 총파업 하루 앞둔 25일 실무회의가 열릴 예정이라 극적 타결을 이룰지 주목된다.

의협 "5시 이후 성명서 발표"…2차 파업은 원안대로 #협상 여지도 남겨, "대화 계속"

박능후(왼쪽)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스1

박능후(왼쪽)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뉴스1

25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국·과장 등 실무진은 이날에도 대한의사협회 측과 만나 협의를 이어간다. 양측은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이뤄진 연쇄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새벽 3시 30분까지 많은 얘기를 나눴다. 이해의 폭은 넓혔지만,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25일 오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오후 5시 이후 성명서를 낼 것”이라며 “2차 총파업은 원안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후 2시 최대집 의협 회장과 정세균 국무총리·박능후 복지부 장관 등 수뇌부가 먼저 만나 한 시간가량 얘기를 나눴고, 이 자리에서 의미 있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은 면담 이후 “여전한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대화를 통해 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받아 오후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실무진 협상이 진행됐지만 양측은 다시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 채 협상장을 나왔다.

최 회장은 “정부 측에서 정세균 총리와의 만남에서 얘기됐던 수준보다 훨씬 후퇴한 안을 들고 와 협상하자고 했다”며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방침을 보류하고 수도권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자고 주장했는데, 이는 이전 대화에서보다 후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 회의에 참석했던 김대하 대변인은 “총리·장관과의 만남에서와 달리 기대했던 유연한 입장이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후 24일 자정 가까운 시간에 박능후 장관과 의협 협상단 측이 다시 만나 새벽 3시 넘어서까지 대화를 나눴지만 역시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는 건 정책 추진을 둘러싼 입장차가 커서다. 의협은 줄곧 의대정원 확대나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을 철회하거나 중단 후 다시 협상하자고 주장해왔지만, 정부는 코로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일단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 유보 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적지 않은 기간 숙고해온 정책인 만큼 철회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머리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최대집 의협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의 머리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다만 양측이 대화 의지를 보이는 만큼 협상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김대하 대변인은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26~28일 사흘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의협의 주요 구성원인 개원의는 물론 이미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임의·봉직의 등 의사 전 직역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돼 혼란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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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s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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