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장관 유연했는데 실무진은…" 총파업 하려다 또 재협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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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와 정부 간 협상이 25일 새벽까지 온종일 엎치락뒤치락 진통을 겪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주먹을 맞대고 있다. 앞서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강정현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나 주먹을 맞대고 있다. 앞서 의협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강정현 기자

24일 오후 의료계와 정부 간에 의견이 접근하는 듯한 분위기였으나 실무진 간의 저녁 협상에서는 결렬됐다. 그 직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한의사협회 협상단을 불렀고 이날 자정을 넘기며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재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복지부-의협 실무진간 만났지만 성과 없이 끝난 뒤 #박능후 장관과 자정 넘기며 심야 재협상

의협과 복지부에 따르면 양측 실무진은 오후 7시부터 10시 30분까지 세 시간 반가량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입장차만 확인한 채 성과 없이 끝났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정부 측에서 정세균 총리와의 만남에서 얘기됐던 수준보다 훨씬 후퇴한 안을 들고와 협상하자고 했다”며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방침을 보류하고 수도권의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하자고 주장했는데, 이는 오늘 박능후 복지부 장관 등과의 대화에서보다 후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상은 최종 결렬됐고, 2차 총파업일까지 정부와의 대화는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나 한 시간 가량 지난 뒤 복지부에서 박능후 장관과의 만남을 다시 제안했다. 최 회장은 “실무자간 협상이 결렬된 뒤 복지부 측에서 연락이 왔다. 의협 측 이사 3명이 장관 얘기를 들어보려 갔다”고 말했다. 다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재협상 사실을 인정했다.

앞서 이날 정 총리와 최 회장 등은 오후 2시부터 1시간 10분간 대화했다. 이후 국무총리실은 “정부와 의협은 현 코로나19 위기상황 극복과 상호 허심탄회한 대화의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했다”며 “조속한 진료현장 정상화를 목표로 복지부·의협 간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무협의에 즉시 착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맨 왼쪽)가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대집 의협회장을 비롯한 의협 관계자들을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맨 왼쪽)가 24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최대집 의협회장을 비롯한 의협 관계자들을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의협도 회동 뒤 곧바로 보도자료를 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현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여전한 입장의 차이도 확인했다”며 파업 계획엔 변화가 없다고 밝혔지만 실무 협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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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총리, 장관과는 유연하고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얘기했는데 실무진과의 대화에선 이런 부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결렬이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복지부 관계자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두고 보자"고 말했다.

복지부와 의협 간 협상이 끝내 불발될 경우 의료 공백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의협은 당초 26~28일 사흘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의협의 주요 구성원인 개원의는 물론 이미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전공의뿐만 아니라 전임의·봉직의 등 의사 전 직역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돼 혼란이 예상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수정=당초 기사에 의료계와 정부 간 막판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보도했으나 한 시간 가량 직후 상황이 급변하면서 재협상이 시작됐습니다. 이를 반영해 기사를 보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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