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가 예배·봉사 4차례…'신도 3만' 청주 중앙순복음교회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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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집회 다녀온 70대 여성 확진자 

23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모 교회가 일요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날 확진자가 발생한 이 교회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모 교회가 일요일임에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날 확진자가 발생한 이 교회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연합뉴스]

70대 여성인 ‘충북 95번’ 확진자가 다닌 충북 청주 중앙순복음교회 신도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해당 교회 신도가 3만여 명에 달하는 데다 ‘충북 95번’ 환자인 A씨가 4차례에 걸친 예배와 봉사활동을 한 사실이 파악돼서다.

함께 예배 본 신도 2명 코로나19 확진 #충북도, 660명 검사…집합금지 명령

 23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는 청주 중앙순복음교회에 다니는 신도다. A씨는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했다가 이튿날 오전 5시와 오전 10시40분, 오후 7시30분 예배에 참석했다. 17일 오전 10시30분쯤 다시 교회에 들러 1시간가량 청소봉사를 했다. 방역당국은 A씨가 교회를 들렀을 때 마스크를 착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신도 3만명 중 A씨와 같은 시간대에 예배를 본 신도는 66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방역당국은A씨와 함께 예배에 참석한 보은 거주 50대(충북 106번)와 청주 거주 10대(충북 108번)가 잇따라 확진 판정을 받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날 추가 확진된 두 명의 환자가 A씨가 예배를 본 지난 16일 오전 11시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돼서다. A씨는 이날 예배 외에도 3차례에 걸쳐 예배에 참석했으며, 지난 17일 오전에는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도 했다.

 충북도는 이 교회가 지역사회 감염 진원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배에 참석한 신도에 대한 코로나19 검사에 이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충북도 관계자는 “해당 교회는 자체 출결 시스템과 수기 명부를 통해 예배 참석 명단을 갖고 있었다”며 “방문자 명부를 토대로 A씨와 접촉한 검사 대상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회 측이 열화상 카메라로 신도들의 열을 측정했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은 비교적 잘 지켜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회는 35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예배당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와 비대면 예배를 병행하면서 예배 1회 당 200~300여 명 정도의 신도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회의 한 신도는 “예배에 참석한 신도는 모두 마스크를 썼고 의자에 표시된 대로 간격을 띄워 앉는 등 거리두기를 잘 지켰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A씨와 접촉한 660여 명의 신도 중 절반가량을 검사한 상황이다.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충북도 관계자는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신도들도 검체 채취 후 자택에서 대기하면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교회 확진자 외에 A씨의 70대 남편과 50대 딸, 40대 아들, 10대 손자가 코로나19에 줄줄이 감염됐다. 충북도는 청주 중앙순복음교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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