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제츠-서훈 22일 부산서 회담…시진핑 방한 논의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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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21~22일 방한한다. 양 위원은 22일 부산에서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회담한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3월 30일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2018년 3월 30일 청와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을 만나고 있다. [사진=중앙포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양 위원이 서훈 실장의 초청으로 부산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서 실장과 양 위원은 22일 오전 회담에 이어 오찬 협의를 통해 한ㆍ중 코로나19 대응 협력과 고위급 교류 등 양자 관계, 한반도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발병 이후 중국 고위급 인사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 위원의 방한은 2018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도 주요 의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방한을 통해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이 구체화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한ㆍ중 양국은 시 주석의 방한이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어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적절한 시기에 성사될 수 있도록 협의해왔다”고 했다. 코로나 상황이 시 주석 방한의 또다른 변수라는 의미다.

당초 양국은 올해 상반기 중 시 주석의 방한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ㆍ중ㆍ일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면담한 직후 청와대는 “시 주석의 상반기 방한이 확정적”이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3일 베이징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23일 베이징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현재 중국과의 현안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를 이유로 취한 중국의 각종 보복 조치다. 이 문제는 미ㆍ중 갈등이 겹치면서 복잡한 상황이 됐다.

양 위원은 중국의 외교 정책을 총괄하면서 미ㆍ중 갈등 국면에서도 주요 역할을 해왔다. 그는 지난 6월 하와이에서 폼페이오 장관을 만나 협상을 벌인 것을 제외하면,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 방문을 자제해왔다. 그만큼 그의 이번 한국 방문의 의미가 작지 않다는 방증이다. 일각에선 양 위원이 미·중 대결과 관련해 한국 정부에 중국 지지를 요청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공교롭게 양 위원의 방한이 임박한 지난 17일 미국은 B-1B 전략폭격기 4대와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2대 등 6대의 폭격기를 동시에 출격시켜 대한해협과 일본 인근 상공을 비행했다.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가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이 회의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가 청와대 여민관 영상회의실에서 열렸다. 서훈 국가안보실장(왼쪽)이 회의에 참석해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회담 장소가 부산으로 정해진 배경에 대해 청와대는 “중국의 일정과 희망 사항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위원과 문 대통령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 위원은 2018년 3월 방한 때는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면담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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