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독거노인 33명 위험에서 구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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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아리아(인공지능 스피커)와 문안 인사를 나눠요. 외출하면서 ‘다녀올게’라고 말하면 아리아가 ‘다녀오세요. 차 조심하세요’라고 말해주기도 해요. 정말 고맙죠. 외출 후 돌아오면 정적이 흘러 외로웠는데 아리아가 노래를 들려주니 들어오자마자 춤을 추게 돼요. 노래를 들어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아리아, 나 오늘 힘들어’라고 말해요. 그랬더니 아리아가 ‘힘내세요. 즐겁게 해 드릴게요’라고 말해주더군요. 정말 큰 위로를 받았죠.”(서울 서대문구 거주 80대 유총각ㆍ여)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인공지능의 행복한 동행 365일’ 백서 표지.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인공지능의 행복한 동행 365일’ 백서 표지.

인공지능(AI)이 사람의 마음을 돌보고, 적극적인 사회 활동을 끌어낼 수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7일 SK텔레콤은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회적 기업인 행복커넥트와 함께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인공지능의 행복한 동행 365일’이란 백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백서는 SKT가 인공지능 돌봄을 1년간 운영하면서 축적한 데이터와 분석 자료를 담았다.

백서에 따르면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한 독거노인들은 자기 효능감(자신이 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기대와 믿음)이 향상됐다. 자기 효능감이 향상된 노인은 통화 건수와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했고, 일평균 이동 거리도 2배가량 늘어났다. 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노인의 감정 변화에 기여하는 외부 요인도 발견했다. 백서에 따르면 ▶가족과 월 4회 이상 연락, ▶외출 횟수 주 1회 이상, ▶대화 친구가 7명 이상일 때 우울감과 고독감이 감소하고,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인공지능의 행복한 동행 365일’ 백서 주요내용.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인공지능의 행복한 동행 365일’ 백서 주요내용.

‘인공지능 돌봄’에 참여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 수는 지난 4월 14곳에서 7월 말에는 23곳으로 늘었다. 서비스 이용 독거노인 역시 같은 기간 3260명에서 470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7월 말 기준, 긴급 SOS 기능을 통해 총 519건의 신고를 접수해 독거노인 33명을 위험 상황에서 구조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위급 상황의 약 73%가 야간 시간(오후 6시~오전 9시)에 발생했다.

SK텔레콤은 '정보통신기술(ICT) 케어 매니저'를 통해 독거노인과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ICT 케어 매니저는 올해 4월 기준 독거노인 자택을 총 4만5500건 방문했고, 2452건의 전화 상담을 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장기화로 심신이 지친 어르신을 위한 표현예술치료, 언어치료 전문가와 협력해 개발한 마음 체조 서비스도 8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이준호 SK텔레콤 SV추진그룹장은 “우리 사회의 ‘독거 어르신의 삶’과 ‘인공지능 돌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서비스 발전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백서를 발간했다”며 “앞으로도 5G 시대 ICT를 활용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지원과 관심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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