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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노련한 의료진과 정교한 로봇 만나 인공관절 수술 오차 0.5㎜ 이내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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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정교함이 생명이다. 고관절에서 발목의 중심을 잇는 축과 무릎 내외 측의 균형이 제대로 맞지 않으면 체중이 한쪽으로 쏠려 인공관절 수명이 현저히 짧아진다. 최근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주목받는 배경이다. 의사의 감각과 경험, 로봇의 정교함과 계산력을 결합해 수술 성공률을 향상한 최첨단 치료법이다.

힘찬병원 한 달 새 100건 돌파

우리나라에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선도하는 곳으로 힘찬병원이 꼽힌다. 지난달 목동힘찬병원에서 이뤄진 무릎 인공관절 수술 40%가량에 로봇이 적용됐다. 최근 한 달간 100건 이상의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성공하며 무릎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달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박영임(69·여)씨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로봇 수술을 선택했는데 흉터도 작고 회복도 빨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회복 시간 짧고, 무릎 움직임 각도 넓어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연골이 닳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마지막 선택지다. 손상된 연골을 인공관절로 대체해 통증을 해소하고 관절 기능을 되살린다. 일반적인 인공관절 수술은 뼈를 잘라내고 인공관절의 위치·각도를 조절하는 전 과정을 의사 혼자 책임진다. 수술 당일 의사의 컨디션이나 임상 경험에 따라 치료 결과가 달라질 위험이 존재했다.

힘찬병원의 로봇 장비는 인공관절 수술 전 3단계 과정을 통해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먼저 1단계로 3차원 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을 분석해 다리 축과 각도 등 환자 고유의 관절 특성을 파악하고 인공관절 삽입 위치와 절삭 부위를 결정한다. 이후 영상만으로는 알기 힘든 인대·힘줄 상태를 의사가 직접 체크하는 2단계 과정을 거쳐 정확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이수찬(정형외과 전문의) 대표원장은 “두 단계에 걸친 사전 진단 결과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해 뼈의 절삭 두께·각도 등을 미리 계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수술을 집도하는 3단계에서는 로봇의 팔이 활용된다. 미리 입력한 계산 값에 맞춰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관절면을 사과 껍질을 깎듯 정교하게 다듬는다. 수술을 위해 뼈에 절삭 가이드 같은 보조 기구를 박지 않아도 되고, 계획된 부위를 벗어나면 기계가 멈추도록 설계돼 조직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정형외과 전문의) 원장은 “로봇을 활용하면 수술 오차를 0.5㎜ 내로 줄일 수 있다”며 “불필요한 손상과 출혈을 막아 환자의 통증 감소는 물론 빠른 회복과 재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힘찬병원이 도입한 스트라이커사의 로봇 장비 ‘마코’는 미국·영국 등 26개국에서 30만 건 이상의 수술에 활용되며 효과를 인정받았다. 2018년 영국 정형외과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 수술 환자보다 회복 시간이 11시간 짧았고, 수술 후 무릎 운동 가능 범위는 11도(104도 대 93도) 더 컸다. 수술 후 8주가 지났을 때 환자가 느끼는 통증 강도가 일반 수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연구(Bone & Joint Research, 2017)도 있다.

심현우 한국스트라이커 대표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의료진의 해부학적 지식과 풍부한 임상 경험이 뒷받침돼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4만 건 이상의 인공관절 수술 경험을 갖춘 목동힘찬병원의 로봇 수술 성과는 세계적으로도 큰 주목을 받는다”고 전했다. 이수찬 대표원장은 “단 1%라도 더 나은 수술 결과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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