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에 'SOS' 신호…태평양 표류선원 사흘만에 구조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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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사흘간 실종됐던 선원 3명이 태평양 파이크롯 섬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당시 모래사장에 쓰여 있던 SOS 신호. 사진 트위터 캡처

지난 2일(현지시간) 사흘간 실종됐던 선원 3명이 태평양 파이크롯 섬에서 발견됐다. 사진은 당시 모래사장에 쓰여 있던 SOS 신호. 사진 트위터 캡처

태평양의 한 섬에 표류한 선원들이 모래사장에 쓴 ‘SOS’ 조난 신호 덕분에 사흘 만에 발견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일 호주·미국 군용기는 미크로네시아 연방 공화국 소속의 무인도 파이크롯 섬에서 실종 선원 3명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들은 별다른 부상 없는 건강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7미터짜리 소형 선박을 타고 바다에 나왔다. 폴루왓 섬에서 출발해 풀랍 섬까지 42㎞를 가는 여정이었다. 항해 도중 연료가 떨어졌고, 이들은 200㎞ 떨어진 파이크롯 섬까지 떠내려가야 했다.

이들이 돌아오지 않자 미국령 괌에서는 마침 인근을 항해하고 있던 호주 군함 ‘캔버라’에 도움을 요청했다. 순찰에 나선 캔버라는 지난 2일 파이크롯 섬 모래사장에 거대한 SOS 신호가 쓰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래사장 한쪽에는 급조한 피난처가 있었다고 한다. 호주군은 섬에 정박한 뒤 이들에게 식료품을 제공하고 이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가디언은 미크로네시아 연방 공화국 구조정이 파이크롯 섬을 향해 가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캔버라 함장 테리 모리슨 대령은 “우리는 세계 어느 곳에 있든 해양에서의 생명 안전에 기여한다는 우리의 의무를 다했다. 선원들이 보여준 대응과 전문성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미크로네시아 연방 공화국은 600여개의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서태평양의 국가다. 그중에서도 파이크롯 섬은 500m도 되지 않는 작은 산호초 섬으로, 수풀이 우거져 다양한 바닷새들이나 거북이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조난을 당한 호주인 토니 맥크라켄이 솔로몬 제도의 한 섬에서 사흘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그는 호주 브리스베인에서 브라질 마라우로 항해하던 도중 폭풍을 만나 표류했다가 뉴질랜드에서 중국으로 향하던 화물 수송선에 발견됐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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