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구 신공항 갈등 결국 법적 다툼으로…의성, 군위에 소송

중앙일보

입력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가 1월 22일 새벽 신공항 의성군유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구통합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투표 결과를 접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김주수 경북 의성군수가 1월 22일 새벽 신공항 의성군유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구통합공항 이전지 결정을 위한 경북 군위·의성 주민투표 결과를 접한 뒤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대구통합신공항(이하 신공항) 이전 부지 선정 문제로 경북 군위군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경북 의성군이 군위군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수차례 대화로 설득을 시도했지만 이뤄지지 않자 소송을 통해 신공항 이전에 대한 동참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31일 결정 시한인데…설득 요원하자 #의성군, 군위군 상대 행정 소송 제기 #“손배소 등 모든 법적절차 동원할것”

 의성군은 지난 27일 대구지법에 군위군을 피고로 한 ‘유치신청 절차 이행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고 28일 밝혔다. 의성군은 소장을 통해 “피고(군위군)는 의성군수, 대구시장, 경북도지사와  오랫동안 협의 끝에 공항 부지 선정 기준을 마련해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당사자들 간의 합의 및 선정기준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로 인해 의성군과 군위군, 대구시, 경북도, 국방부가 절차 진행에 혼란을 겪고 있어 이에 따른 손해 역시 막대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손해배상, 구상권 청구, 업무방해 등 동원 가능한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7일 오후 경북 군위군 군위전통시장에서 열린 우보공항 사수 범군민 결의대회에서 군위군 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이 통합신공항 우보 단독 유치를 염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27일 오후 경북 군위군 군위전통시장에서 열린 우보공항 사수 범군민 결의대회에서 군위군 통합신공항추진위원회와 주민들이 통합신공항 우보 단독 유치를 염원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의성군은 법원이 행정소송을 받아들일 경우 국면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만약 법원이 의성군의 청구를 받아들일 경우 군위군이 (공동후보지에) 유치 신청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북 지역 시민단체들도 김영만 군위군수의 대승적 결단과 양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북향교재단과 경북성균관유도회 등 경북 유림 지도자들은 28일 군위군청을 방문해 김 군수에게 신공항 이전 공동후보지 결단 촉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경북향교재단 박원갑 이사장은 “신공항은 대구·경북을 위기에서 구하고 후손들의 미래를 위한 대업으로, 군수와 군민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31일까지 신공항 이전 신청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대구공항 이전 예비후보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경북지체장애인협회와 경북장애인재활협회 등 경북 장애인단체들도 공동 성명서를 내고 “군위군민들이 대구·경북의 미래 100년을 위해 양보라는 위대한 선택을 해준다면 대구·경북 시·도민뿐 아니라 미래의 후세들도 이 과정을 잊지 않고 늘 은혜에 감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1961년 개항한 대구공항은 K-2 공군기지와 활주로를 같이 쓰는 민간·군사 공항이다. 전투기 활주로를 같이 쓰고 있는 대구공항은 현재 활주로 길이가 2.7㎞ 정도다. 신공항은 1단계 3.2㎞, 2단계 3.5㎞ 길이의 활주로를 지어 유럽행 항공기를 품에 안는 게 목표다. 1월 주민투표에서 공동 후보지인 경북 의성군 비안면·군위군 소보면이 단독 후보지인 군위군 우보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었다.

의성=김정석·김윤호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