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행정수도 이전 악마의 타이밍, 부동산 실패 덮는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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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행정수도 이전’ 카드를 꺼내든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3일 “악마의 타이밍”이라고 일갈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행정수도 완성, 물론 필요하다. 지난 대선 때도 저를 포함한 여러 후보들이 공약했다”면서도 “그런데 왜 하필 지금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흔히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만 진짜 악마는 타이밍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 실패를 행정수도 이슈로 덮으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며 “국가 행정체계의 효율성과 지방 균형 발전 그리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국가의 백년대계를,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물타기 하는 데 쓰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부동산 정책도 22번이나 내리 헛스윙한 문재인 정부가, 장기 국가균형발전을 제대로 해낼 거라고 믿을 국민은 이제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또 “이 정권은 의제나 이슈 돌려막기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는 능력은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고 집행해 낼 능력이 없는 ‘역대급 무능정권’이라는 사실은 이제 세 살배기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며 “지금처럼 계속 꼼수와 물타기로 실정과 무능을 감추려 한다면 역사는 문재인 정권을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아파트가 먼저인 세상’을 만든 최악의 정권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채널A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서는 ‘공작정치의 끝판왕’이라고 정의했다.

안 대표는 “사법부에 요청한다. 이 사건은 검언유착 사건도 단순한 오보 사건도 아니다”라며 “사회의 공기인 언론을 타락시키고,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공직자에게 모함의 굴레를 씌운 공작정치의 끝판왕인 만큼 의도를 갖고 그림을 그리고 지시를 내린 몸통을 찾아내 철저히 단죄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한 KBS의 오보에 대해서는 “지금의 권력지형과 언론환경이 유신이나 5공 때와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 설명해 보라”며 문 대통령에게 설명을 촉구했다.

이어 “언론이 정권에 자진투항하고 어용시민단체가 권력의 밥상에 숟가락 놓느라 여념이 없는 사이 유신과 5공 때나 있던 공작정치가 판치는 현실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유신시절 죄 없는 대학생을 간첩으로 몰던 때보다 뭐가 얼마나 나은건지 국민 앞에 당당히 말할 수 있느냐, 이번 사건은 단순한 국정농단 사건이 아닌 민주주의와 국가 자체를 농단하는 ‘국가농단’ 사건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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