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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 80만4000명 사상 최대…여전히 공무원이 최고 인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청년층(15~29세) 취업준비생 수가 80만4000명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공무원 시험 학원에서 한 학생이 게시판 앞을 지나는 모습. 뉴스1

청년층(15~29세) 취업준비생 수가 80만4000명으로 2006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공무원 시험 학원에서 한 학생이 게시판 앞을 지나는 모습. 뉴스1

 중소기업 입사 3개월 차 이모(27)씨는 요즘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1년여를 준비해 얻은 일자리지만, 계약직이어서 차라리 취업 준비를 다시 하는 게 낫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계속되는 야근, 200만원이 채 안 되는 월급 등 열악한 근무 환경도 퇴사 고민을 부추겼다.

10개월 취준해도 200만원 못 벌어 #취업자 중 절반만 안정적 일자리 #통계청, 청년 부가조사 결과 발표

 직장 구하기가 어려운 데다 번듯한 일자리도 적다 보니 취업 재수생까지 증가하면서 취업준비생이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통계청은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를 통해 5월 청년층(15~29세) 취업시험 준비자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만명(12.6%) 늘어난 80만4000명으로 집계됐다고 22일 밝혔다. 2006년 관련 통계를 낸 이래 최대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구직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며 “따라서 취업 준비를 하거나 그냥 쉬는 인구의 비중이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청년 취준생 ‘사상 최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청년 취준생 ‘사상 최대’.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졸업(중퇴 포함) 후 개인 사업이 아닌 임금 근로자로 첫 취업을 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개월이었다.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준비 기간은 14.8개월로, 대학졸업자(7.2개월)의 두 배 수준이었다.

 어렵게 취업에 성공해도 만족할 만한 일자리를 구한 경우는 적었다. 정해진 계약 기간 없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일자리에 취업한 청년(54.7%)은 절반을 조금 넘는 데 그쳤다. 32.1%는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계약직 일자리를 얻었다. 수요에 따라 짧은 기간만 일하는 일시적 일자리를 구한 취준생도 10.6%였다.

 76.5%의 청년이 첫 직장에서 200만원보다 적은 월급을 받았다. 취업 당시 임금이 150만~200만원 미만인 경우가 35%로 가장 많았다. 23.7%는 100만~15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았다. 200만~300만원 미만 임금을 받은 청년 취업자는 20.5%였다.

 저임금은 청년을 일자리에서 떠나게 했다. 첫 직장의 평균 근속 기간(17.5개월)은 1년 반이 채 되지 못했다. 첫 일자리를 그만둔 이유는 보수·근로시간 등 근로여건 불만족(47.7%)이 가장 많았다. 결국 청년층 취업자는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377만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도 18만3000명 줄어든 규모다. 청년 경제활동참가율은 47%로 전년 동월 대비 1.4%포인트 떨어졌고, 고용률도 42.4%로 1.4%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불안한 고용 상황으로 인해 취준생 사이에선 공무원이 여전히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준생 3명 중 1명(28.3%)꼴로 일반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반 기업체(24.7%) 준비생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실제 취업 직종은 서비스·판매직(34.3%)이 가장 많았고, 관리자·전문가(23.1%), 사무종사자(20.8%) 순이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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