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진술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망에 구멍을 낸 서울 송파구 60번 확진자에 대해 광주광역시가 2억 원대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송파구 60번 확진자가 광주 방문을 숨기면서 뒤따른 수백명의 코로나19 진단검사 비용과 추가 확진자들의 치료비, 자가격리자들의 생활비 등이 포함된 액수다.
서울 송파구 60번 허위진술 뒤 확진자 11명 나와 #접촉자 수백명 검사 비용과 확진자 치료비 등 포함 #경찰 수사 결과와 송파구청 행정조치 따라 진행
2억 원대 구상권 청구 왜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달 28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열고 방역대책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20일 광주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60번 확진자(50대 여성)로 발생한 광주 지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1명, 진단검사 대상자는 802명이다. 송파구 60번 확진자는 지난 1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역학조사에서 10일부터 12일까지 광주를 방문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9일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에서 송파구 60번 확진자를 겨냥해 "한 사람의 분별없는 광주 친척 방문과 밀접 접촉, 그리고 확진 판정 이후 광주 방문 사실 은폐로 인해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고 수많은 시민들이 피해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송파구 60번 확진자가 광주 방문 당시 만났던 친인척 17명 중 9명과 2차 접촉자 1명 등 총 10명이 지난 1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9일은 또 다른 2차 감염자 1명이 추가됐다. 광주시는 송파구 60번 확진자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구상권 청구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검사비·치료비 등 2억 원대 손해' 판단
광주 지역은 무더기 확진 판정이 나오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발생한 지 21일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0명'을 기록하면서 진정세로 접어드는 상황이었다.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60번 확진자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광주광역시 서구 계수초등학교 학생들이 진단검사를 받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는 송파구 60번 확진자가 제때 광주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아 새로운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비용과 수백건의 진단검사 비용 등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파구 60번 확진자와 직·간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진단검사 건수만 802건이다.
확진자가 다닌 초등학교 학생과 교직원 402명이 모두 검사를 받았고 직장과 학원 동료들도 대상에 포함됐다. 진단검사 비용은 1건당 14만원으로 광주시는 약 1억12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추가 확진자 11명에 대한 입원치료비는 약 2200만원이다. 광주시는 자가격리 중인 149명에 대해서는 1인 가구 기준 45만원 상당의 생활지원비를 고려해 약 6700만원의 비용을 예상한다. 자가격리 해제 전 필요한 코로나19 진단검사 비용도 약 2000만원에 이른다.
경찰 수사 및 송파구청 행정 조치 촉각
광주시는 직접적인 손해 규모만 약 2억2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광주시와 산하 5개 자치구, 보건환경연구원 등 행정력과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사업장의 영업손실 등은 포함되지 않아 손해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광주시는 앞서 진행한 경찰 고발에 따른 수사 결과와 서울 송파구청의 행정조치 진행 상황을 살펴보고 구상권 청구 절차 추진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구상권 청구 적극 검토 방침에 따라 손해액을 산정한 것"이라며 "경찰 수사 결과 등에 따라 허위진술로 인한 손해 발생이 입증되면 추가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