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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이 대학 '뉴노멀'" 교육부 온라인학사·석사 허용키로

중앙일보

입력

한 대학에서 교수가 온라인 수업을 위한 동영상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대학에서 교수가 온라인 수업을 위한 동영상 강의를 녹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르면 내년부터 사이버대가 아닌 일반 대학에서도 온라인으로 학사·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대학 수업에서 온라인 강의 비율에 대한 제한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강의가 일상화된 가운데, 교육부가 내놓은 ‘포스트 코로나’ 대학 교육 혁신 방안이다.

2일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와 함께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총장과의 대화’를 열고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4년제대도 '온라인 석사' 딸 수 있어

교육부는 “원격수업을 ‘뉴 노멀’(New normal)로 정립해 대학 교육의 혁신의 계기가 되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간 대학 수업은 오프라인을 원칙으로 하면서 온라인 수업은 제한적으로 하도록 했는데, 앞으로는 상당수 규제를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전체 과목의 20%까지만 온라인으로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바꿔 대학 자율로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학생이 학위를 취득하기 위한 학점을 100% 온라인으로 이수하는 것만 아니라면 대학이 자율적으로 허용하도록 했다. 평가도 출석 평가를 원칙으로 해왔지만 앞으로는 온라인 시험 등 대학 자율에 맡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들이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대학교의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들이 온라인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대학교의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특히 처음으로 일반 대학에도 ‘온라인 학사·석사’ 학위과정 운영을 허용한다. 지금은 사이버대에서 온라인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데, 일반 대학도 별도의 온라인 학위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 의·치·한의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은 제외된다. 교육부는 올해 중 기준과 절차를 마련해 이르면 내년부터 온라인 학위과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온라인 학위는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 UCLA 등 미국 내 주요 주립대들이 대부분 온라인 석사과정을 두고 있고, 뉴욕대·버지니아공대 등도 운영 중이다. 멀리 유학을 오지 않아도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용자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외국인 유학생도 온라인으로 학위취득 허용 

이번 방안에는 외국인 유학생이 온라인으로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코로나19로 국가간 이동이 어려워진 가운데, 유학생 유치를 다변화하기 위한 계획이다. 교육부는 해외 대학과 국내 대학 공동 교육과정에 대해 온라인으로 학위 취득을 허용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국내 대학이 해외 대학과 공동 학위과정을 운영할 때에도 전체 학점의 20%까지만 온라인으로 이수할 수 있었는데, 관련 규제를 없애고 대학 자율에 맡긴다.

한 대학생이 1학기 중간고사 온라인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뉴스1

한 대학생이 1학기 중간고사 온라인 시험 문제를 풀고 있다.뉴스1

국내 대학끼리 공동 교육과정을 만들 때 적용되는 규제도 완화된다. 지금은 대학이 공동 교육을 하더라도 교원 수나 교사 면적, 시설 등의 기준을 각 대학마다 충족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공동 교육을 하는 학과를 하나로 묶어 기준을 충족하도록 한다는 식이다. 교육부는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에 규제 완화를 우선 적용하기로 하고 내년까지 구체적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2학기와 내년까지도 코로나가 종식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온라인 수업에 대한 규제가 풀린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의 질이 낮다고 등록금 환불까지 주장하고 있어 무작정 온라인만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온라인 수업의 질 관리를 위해 대학별로 '원격수업 지원센터'를 설치하도록 하는 한편, 일반 대학을 대상으로 한 '원격수업 평가 인증제'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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