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대북관계 진전을 위해 북한을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25일 시청에서 열린 '한반도클럽' 간담회서 이달 초 서울시가 코로나19 방역 물품을 북한에 지원하는 것에 대해 유엔으로부터 제재 면제 승인을 받았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제재 면제 조치를 기회로 삼아 북한 당국에 신종 감염병 문제 등과 관련한 방역 협력을 위해 대화를 제의한다"며 "북한이 응한다면 언제든지 제가 북한을 방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대북 전단이 북한을 자극했다고도 진단했다. 박 시장은 "북한의 대남 적대 정책 전환에 큰 빌미를 제공한 것은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라며 "이런 평화 파괴 행위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재산과 신체 안전에 관한 사안에는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며 "대한민국에 백해무익한 이런 행위는 다시는 재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현재 북측의 과열된 감정을 냉각시키려면 우리 동맹인 미국이 비핵화 협상을 위한 북미대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또 "대북 제재의 예외 부분인 인도적 분야를 보다 넓게 해석해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등 북한 비핵화를 추동할 방법이 있다"며 "대북 제재 틀 완화의 전향적인 검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클럽'은 서울에 주재하며 북한 평양 주재 공관장을 겸임하는 대사들의 모임으로, 유럽연합(EU), 핀란드·호주·멕시코·터키·캐나다·덴마크 등 20개국이 가입했다.
한반도클럽 행사에 참여한 에로 수오미넨 핀란드 대사는 "1987∼1990년 독일 본에 처음 부임해 당시 독일 통일을 목격했다"며 "한국에서 임기가 약 두 달 남았는데 역사적 순간이 한반도에서 탄생하는 것을 보지 못할 듯해 아쉽다. 작은 발전들이 평화로 이어지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