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정규직 전환 반대' 청원 20만 돌파…靑답변 나올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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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가 이달말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3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

인천공항공사가 이달말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3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노조원들이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 방침을 반대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 인천공항공사 정규직 노조

인천국제공항공사(공사)가 1900여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결정한 데 반대하며 등록된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그만둬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하루 만에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 글에 24일 오후 7시 50분 기준 20만 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며 "정직원 수보다 많은 이들이 정규직 전환이 될 경우, 이들이 노조를 먹고 회사를 먹고 이들을 위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곳에 들어가려고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며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이냐"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이건 평등이 아니라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이라며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화를 당장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지난 22일 공사는 1902명의 보안검색 요원들을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접 고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계약이 만료되는 보안검색 요원들을 일단 자회사인 인천공항경비에 편제한 뒤 채용 절차를 진행해 합격자를 연내 직고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공사에서 근무하던 정규직 직원들(1500명)은 1900명이 한 번에 직고용될 경우 노조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며 반대 목소리를 냈다.

공사 정규직 노조는 지난 23일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노동자를 배제한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취업준비생들 또한 대졸 공채 감축 가능성과 역차별 등을 언급하며 공사의 결정이 취준생들의 기회를 박탈한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공사 측은 이번 정규직화로 정규직 인원이 늘어나는 것일 뿐 다른 직군의 채용 인원을 줄이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사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공항 안팎에서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청원이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음에 따라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이에 대한 답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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