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北확성기에 호들갑" 김근식 "교통방송서 들을 얘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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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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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어준 씨가 23일 북한의 대남 확성기 재개 움직임과 관련해 ‘미사일을 쏜 것도 아닌데 언론이 오바한다’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이날 자신이 진행하는 TBS(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비무장지대 내 북한의 대남 확성기 설치와 관련 “우리 언론에선 크게 보도하는데 미사일 발사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확성기나 (대남) 전단은 언제든 물릴 수 있는 것이다. 북한도 관리 가능한 범주 내에서 관리(행동)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무렇게나 막 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 언론이 오버하고 있다”고 했다. “엄중하게 바라보되 지금은 언제든 되돌릴 수 있는 수준의 관리 가능한 행동이 벌어지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23일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23일 인천시 강화군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게 교통방송에서 들을 얘기냐”며 반박했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무조건 문재인 정부를 옹호하는 건 그의 자유지만, 세금으로 운영하는 교통방송에서 ‘이니 사랑’ 고백을 들어야 하는 건 정상이 아니다”라는 논리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교통방송은 2018년 316억원, 지난해 357억원 등 서울시 예산을 배정받았다. 김 교수는 이어 김어준씨를 향해 “미사일을 쏘면 핵실험도 아닌데 호들갑이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 교수는 탈북단체를 향해 거센 비난을 내놨던 것과 궤가 다른 점을 들어 여권 전반도 함께 비판했다. “탈북단체가 대북전단 날리는 건 백해무익한 안보 위해 행위라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규정하고, 이재명 지사는 돈 몇푼 벌려고 안보 위협하는 용서 못 할 행위라고 하지 않았나”라며 “이 정권 내로남불의 끝은 어딘가. 조(조국)로남불, 윤(윤미향)로남불을 우기더니 이제는 ‘북이 옳고 우리가 잘못’이라는 ‘북로남불’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북한이 2018년 ‘4·27 판문점 선언’ 합의에 따라 대남 확성기를 철거했지만 최근 다시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돼 합의 위반이라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남북 정상은 2018년 판문점 선언에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과 전단 살포를 비롯한 모든 적대 행위들을 중지하고 그 수단을 철폐한다”(2조 1항)고 합의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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