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데이케어센터 80대 남성, 반나절만에 급속 악화 후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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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발생한 가운데 12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발생한 가운데 12일 서울 도봉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잇따르고 있는 서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 1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82세 남성으로, 확진 6일 만인 17일 사망했다.

82세 남성, 11일 확진 판정 후 6일만에 사망 #"코로나19, 하루 이틀 만에 상태 나빠지는 경우 있어" #코로나19 '음성' 나와도 안심 못해…당국 "바이러스 잠복기 때문

18일 서울시와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사망한 82세 남성은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코로나19 첫 확진 판정을 받은 80대 여성의 남편이다. 이 82세 남편은 11일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도중 17일 사망했다.
서울시는 이 남성이 기저질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6일 만에 사망에 이르면서 보건 당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더욱이 당국은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성심데이케어센터 확진자 중 중증 이상 단계의 환자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결과적으로 전날 사망한 남성은 반나절 만에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이날 방대본 브리핑에서 "(11일) 확진되고 나서 바로 입원하고 치료가 시작됐는데 치료 경과 중 증상이 악화해 어제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며 "입원 환자분들 경과가 어떤 일정기간은 천천히 진행하다가도 또 어느 기간에 급격히 나빠지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번 사례도 거기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례에 대해서는 좀 더 조사를 해봐야할 상황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도봉구 소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13명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12일 오전 해당 건물 앞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뉴스1

서울 도봉구 소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 13명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12일 오전 해당 건물 앞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뉴스1

앞서 15일에도 인천의 80대 환자가 양성 판정을 받은 지 사흘 만에 숨졌다. 특히 이 환자는 확진 전 무증상이었다. 지난달 30일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를 다녀간 후 진단검사에서 한 차례 음성 판정 후 자가격리 중 이달 11일 해제를 앞두고 진단검사를 했다가 양성으로 나와 다음날 입원했다. 하지만 사흘 만에 사망했다. 코로나19 관련 무증상이었지만, 그동안 폐 손상이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돼 결국 중증 폐렴으로 숨진 것으로 보건 당국은 보고 있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서울대 보라매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코로나19 증상이 다른 폐렴과 가장 큰 차이가 상태가 괜찮다가도 하루, 이틀 만에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노인들의 경우 소화기능과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상태를 예측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는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가 2차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차 검사에서 음성이었다가 2차 검사에서 양성으로 확진된 환자가 16일에 2명, 17일에 11명, 18일에 2명 등 모두 15명이나 된다. 누적 확진자 38명 중 절반 가까이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이에 대해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됐을 때 신속하게 실시간 RT-PCR(유전자 증폭방식) 검사를 통해 접촉자 조사를 하는데 어떤 감염병이든 잠복기가 있다"며 "즉 체내에 일정한 정도의 바이러스가 복제되며 병이 진행되는데 그 간극이 있는 시기(잠복기)에 검사를 하면 음성으로 나오게 되고, 시간이 흘러 바이러스 복제가 왕성히 일어나면 확진자로 바뀌는 경우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1차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도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접촉한 초기에 (1차 검사를 받았을 때는) 바이러스 증식이 적었고 이후 바이러스가 증식하면서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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