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올해1분기 2000억 손실···마힌드라 지배권 포기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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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쌍용차 지배권 포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 논의를 마친 뒤 차량에 타고 있다. 뉴시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 논의를 마친 뒤 차량에 타고 있다. 뉴시스

로이터통신은 13일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전날 기자들에게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를 필요로 한다"며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을지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한 마힌드라는 7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마힌드라는 올해 4월 코로나19 등으로 쌍용차의 적자가 계속 쌓이자, 2300억원의 투자 계획을 접고 긴급자금 400억원만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아니시 샤 마힌드라 부사장은 "만약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가 생기면 자동으로 우리 지분을 인수하거나, 우리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마힌드라 부사장은  "코로나19 영향 속에서 비용을 절감하고, 자본지출 효용성을 높이는 등 광범위한 구조조정 차원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모든 손실 유발 사업을 재검토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수익성이 뚜렷하지 않은 사업은 파트너십을 모색하거나 접을 수 있고, 전략적 중요성이 있는 사업은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마힌드라 그룹은 2021년 4월 2일부터 고엔카 사장이 퇴임하고 샤 부사장이 자리를 넘겨받는다고 밝힌 상태다.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약 200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13분기 연속 적지를 기록했다.

정부에서도 쌍용차에 대한 지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최근 "재무적인 관점에서만 볼 것인지 아니면 다른 파급효과까지 같이 봐야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 부처가 모여서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지원도 기대하고 있지만,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투자 계획을 철회한 터라 쌍용차를 지원할 명분이 더욱 없어졌다는 게 산은 내부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는 7월 6일(700억원)과 19일(200억원)에 산은 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국면에서 국책은행과 시중 은행들이 기업 대출의 만기 연장을 해주는 분위기라, 쌍용차도 대출 만기 연장을 받을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다만 산은이 지난해 12월처럼 대출금의 일부 상환과 일부 만기 연장만 허락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가능성도 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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