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로 재구성한 80년 유괴 사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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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0호 21면

파랑

파랑

파랑
손장환 지음
리사

중학교에서 최고의 교사로 인정받던 기파랑은 왜 장애가 있는 민호를 유괴하고 살해했을까. 체육 선생인 기파랑과 마포서 강력계장 강석규, 창성중 교감 손경훈, 기파랑의 아내, 기파랑과 관계를 맺은 여학생 등 8명의 인물이 등장해 각각 1인칭으로 사건을 전개한다.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해 이야기가 풍부해졌다.

이 소설의 모티브는 1980년 발생한 ‘이윤상 군 유괴살해사건’이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건을 해결하라고 독촉했을 정도로 이슈가 됐다. 1년 만에 범인을 잡고 보니 범인은 이군의 체육 선생 주영형이었다. 신사적으로 보였던 그가 미성년자인 중학생 제자 여러 명과 성관계를 맺었고, 그중 일부 학생은 주영형의 범행을 돕기도 해 충격을 줬다.

저자는 이 사건을 아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주영형이 창덕여중 재직 당시 교감이 바로 저자의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저자는 주영형과 테니스를 칠 정도로 개인적인 인연이 있었다. 그 시절 저자가 경험한 사실에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허구지만 극적인 장치도 넣어 소설의 재미를 높였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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