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 환자에 폐 이식 첫 성공..."중증 환자에 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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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 [연합뉴스]

코로나19 중환자를 돌보는 의료진들. [연합뉴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환자에 폐를 이식하는 수술이 처음 성공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19에 감염돼 폐, 심장, 횡격막의 섬유화가 진행된 20대 여성이 지난주 미국 시카고 노스웨스턴대 부설 메모리얼병원에서 10시간이 넘는 수술 끝에 양쪽 폐를 이식받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환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로 지난 4월 말 입원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전까지 특별한 기저질환은 없었다.

폐·심장 섬유화까지 진행된 환자 대상 수술 성공 

환자는 입원 직후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작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인공호흡기 치료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혈액에 직접 산소를 공급했지만 차도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폐 손상이 진행되고 심장과 간에도 이상이 생겼다. 의료진은 폐 이식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고 판단했다.

폐 섬유화가 상당 수준 진행돼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수술이었다. 베테랑 의료진이 참여해 장시간 사투를 벌인 끝에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환자는 의식을 찾았고, 지금은 면회 온 가족을 만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거부반응 없이 회복 중…젊고 지병 없으면 가능  

장기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 [중앙포토]

장기 이식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 [중앙포토]

이식 후 특별한 '거부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환자의 근육이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한동안 후유증은 남을 전망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됐던 기간이 길어 발생한 결과다. 의료진은 환자가 근육 손상을 회복하기 전까지는 일정 기간 인공호흡기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의료진은 이번 이식 수술 성공으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한다. 다만 모든 중증 코로나19 환자가 폐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술을 집도한 앤킷 바랏(Ankit Bharat) 박사는 "현재의 의술로는 비교적 젊고 기저질환이 없는 코로나19 환자만 폐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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