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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는 충청] 세종대왕의 임시 궁궐 ‘초정행궁’ 복원…전시관·독서당·수라간 26일 부분 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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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충북 청주시 내수읍 초정리에 조성한 초정행궁 전경. 오는 26일 부분 개방되는 초정행궁은 부지 3만7651㎡ 규모로 세종이 눈병 치료를 위해 초정을 방문한 역사 기록과 탄산수 족욕체험 시설, 한옥 숙박 시설을 볼 수 있다. [사진 청주시]

충북 청주시 내수읍 초정리에 조성한 초정행궁 전경. 오는 26일 부분 개방되는 초정행궁은 부지 3만7651㎡ 규모로 세종이 눈병 치료를 위해 초정을 방문한 역사 기록과 탄산수 족욕체험 시설, 한옥 숙박 시설을 볼 수 있다. [사진 청주시]

훈민정음 반포(1446년)를 2년 앞둔 세종은 방대한 독서 탓에 눈병에 시달렸다. 『세종실록』 등에는 그가 눈이 아파 책을 읽기도 어렵고, 한 걸음 앞에 있는 사람도 구분하기 어렵다는 대목이 여럿 나온다. 세종은 신하들의 제안으로 1444년 초정(충북 청주시 내수읍 초정리)에 행궁을 차리고 121일 동안 머물며 약수로 눈병을 치료했다.

청주시

500년 전 세종이 정사를 본 임시 궁궐은 어떤 모습일까. 청주시가 초정약수 터에 세종대왕이 다녀간 행궁을 재현했다. 4일 시에 따르면 초정약수 주변 3만7651㎡ 부지에 165억원을 투입해 복원한 초정행궁을 오는 26일 부분 개방하기로 했다.

눈병 치료하며 한글 창제 마무리한 곳으로 알려져  

행궁은 임금이 궁궐 밖으로 행차할 때 임시로 머물던 별궁을 뜻한다. 세종은 초정행궁에서 눈병을 치료하며 한글 창제 마무리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마을주민 등 400여 명을 위해 잔치를 열어 옷감 등을 하사하고, 주민 여론을 수렴해 조세법을 가다듬었다. 초정약수는 천연 암반에서 나오는 탄산수로 미국 샤스타, 영국 나포리나스와 함께 세계 3대 광천수로 꼽힌다. 탄산 함량이 높아 청량감이 강하고 칼슘·마그네슘 등 미네랄도 풍부하다. 일반인들에겐 천연 탄산수로 알려져 있다.

청주시는 세종의 행차기록을 모은 전시관과 독서당, 궁중요리를 체험하는 수라간, 전통찻집, 초정약수체험관 등 시설을 우선 선보인다. 전시관은 세종의 행차기록을 영상으로 볼 수 있게 꾸며졌다. 독서당은 방문객들이 책을 마음 껏 읽어볼 수 있는 공간이다. 세종과 초정약수의 유래를 알 수 있는 각종 서적을 비치했다.

수라간은 왕에게 대접할 식사를 마련하는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반찬등속』 시식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반찬등속은 청주 지역의 진주 강씨 집안에서 전해 내려오는 요리책이다. 방문객이 예약하면 전수자가 나와 식사를 준비한다.

초정약수 즐기며 숙박 가능한 한옥 체험관도 오픈

초정약수를 즐기며 초정행궁에서 잠을 잘 수 있는 한옥 체험관도 문을 연다. 숙박시설은 6개동 12실로, 이용료는 10만~20만원이다. 1실당 4명에서 6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다. 초정약수 기간에만 가능했던 탄산수 족욕체험은 초정약수체험관 건립으로 상시 할 수 있게 됐다.

초정행궁 2단계 시설 개방은 2021년께 예정돼 있다. 청주시는 세종이 만든 앙부일구와 자격루, 측우기 모형을 설치해 과학체험을 하는 다목적교육장을 준비 중이다. 세종이 잠을 자고 집무를 보던 침전과 편전도 옛 모습을 복원했다. 초정은 1448년 마을 주민의 방화로 불에 타버렸다. 초정행궁을 조성하는 데는 남한산성 행궁을 참고했다. 한범덕 청주시장은 “세종의 애민 정신이 깃든 초정을 청주의 대표 관광지로 꾸미겠다”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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