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반도체는 팔린다…4월 글로벌 매출 6.1%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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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와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정점을 찍은 4월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에 따르면, 올해 4월 글로벌 반도체 매출액은 344억달러(약 41조9000억원)로 전년 동월(324억 달러) 대비 6.1% 증가했다. 3월(349억 달러)보다는 1.2% 줄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4월에 비해 유럽(-7.1%)과 일본(-0.15%)을 제외하고 미주(24.5%), 중국(4.4%), 아·태(3.3%) 지역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올 초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3월부터 본격적인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했지만, 반도체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올 1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은 1046억 달러(약 127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다.

또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늘었다. 세계 스마트폰·가전 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언택트(Untact) 문화’와 ‘스테이앳홈 이코노미’(Stay-at-home economy·재택경제)‘ 영향으로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반도체 공급 불안을 예상해 글로벌 IT(정보기술) 업체들이 반도체 재고 확보에 나선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반도체 매출 장기 추이. 파란색 선은 매출, 빨간색 선은 연간 증가율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글로벌 반도체 매출 장기 추이. 파란색 선은 매출, 빨간색 선은 연간 증가율이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

이와 관련 존 뉴퍼 SIA 회장은 “4월 글로벌 반도체 판매량은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지난해보다는 크게 앞질렀다”며 “반도체 시장이 코로나19의 경제적 혼란에 대한 초기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다만 뉴퍼 회장은 “몇 개월 내에 상당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전염병과 관련된 거시경제 혼란이 몇 달 동안 지속할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중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는 발언보다는 완화된 표현이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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