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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나와도 문 열었다···쿠팡 "소독 후 운영 재개한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기도 부천시 쿠팡 신선물류센터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임시 폐쇄됐다. 심석용 기자

경기도 부천시 쿠팡 신선물류센터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임시 폐쇄됐다. 심석용 기자

경기도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0명을 넘어선 가운데 이 물류센터가 확진자 발생을 인지한 24일 센터를 운영한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쿠팡 측은 이에 대해 “확진자가 마지막으로 일한 날로부터 4일이 지났고 당일 소독을 진행한 뒤 운영을 재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 142번 확진자인 A씨(43·여)는 지난 12~13일 이 물류센터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 그는 12일 오후 4시10분쯤 부평구청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물류센터로 간 뒤 다음날 오후 3시까지 센터 2층에서 작업했다. 이후 13일 코로나 19 의심증상이 나타난 A씨는 22일 부평구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23일 양성판정을 받았다. 그는 최근 이태원 킹클럽 등지를 방문한 뒤 감염된 인천 학원 강사(25)로부터 시작해 이 강사의 제자와 택시기사로 이어진 4차 감염자로 추정됐다.

이 물류센터서 일한 부천 거주 B씨(33·여)도 비슷한 시기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단기 계약직으로 이 물류센터에서 지난 18~20일 근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근육통, 코막힘 등 증상이 나타난 B씨는 22일 부천시보건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고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쿠팡에 따르면 24시간 운영되는 이 센터에서는 하루 평균 약 1300명 정도가 3교대로 근무한다. 근무자는 크게 인사 등 업무를 맡은 정규직과 물품 분류·포장 등을 하는 단기 계약직, 그리고 원할 때 신청해 근무하는 일용직으로 나뉜다.

3~4시간 소독 후 운영 재개했다 다시 폐쇄

지난 12일 쿠팡 부천 신선물류센터에서 일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를 시작으로 물류센터 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심석용 기자

지난 12일 쿠팡 부천 신선물류센터에서 일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를 시작으로 물류센터 발 확진자가 늘고 있다. 심석용 기자

A씨 등의 확진 판정을 24일 전달받은 쿠팡은 이들의 접촉자를 파악하는 동시에 센터 소독에 들어갔다. 전문 방역업체를 불러 작업장 내 인원을 내보낸 뒤 소독하는 방식이었다. 층별로 순차적으로 인원을 뺀 뒤 3~4시간에 걸쳐 소독을 진행했다. 쿠팡 관계자는 “물류센터 작업장은 한 층이 일반 건물의 두 층에 해당하는 높이일 정도로 공간이 크고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냉동창고가 있어 창문을 열지 못했다”며 “소독 후 그 효과가 나타날 만큼 시간을 두고 센터 운영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A씨 등이 근무한 날 밀접 접촉했거나 동선이 겹친 200여명 근무자에 대해서는 문자와 전화로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코로나 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사업장 대응지침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사업장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알려야 한다. 이후 쿠팡 측은 24일 오후 운영을 재개했다. 그 과정에서 방역 당국과의 협의 등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25일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이 물류센터는 잠정 폐쇄에 들어갔다.

물류센터 특화 방역수칙 검토

한편 물류센터 발 감염이 늘면서 기존 방역수칙이 물류센터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광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28일 “물류창고를 포함한 사업장에 대한 방역수칙은 이미 있다”면서도 “물류센터 별도의 수칙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윤태호 중수본방역총괄반장은 “물류센터에 특화된 방역지침은 검토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사업장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추어서 방역 수칙이 만들어지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심석용·황수연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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