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배후설에 "혼자 한 일, 난 치매도 바보도 아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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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을 열어 입장 발표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뉴스1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 발표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뉴스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 배후설에 대해 "이건 내가 혼자 해야 할 내 일"이라며 "나는 치매도 아니고 바보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기자회견문 쓰면서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먼저 간 할머니들 위해 전심전력 다할 것"

이 할머니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는 치매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2차 기자회견문은 내가 꼬불꼬불한 글씨로 쓴 초안을 수양딸이 옮겨적어 준 것이다. 초안을 붙여달라고 하면 붙여 줄 거다"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그거를 제가 혼자 쓰면서 참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구와 의논한 거 없다. 이건 내 일인데 누구한테 물을 필요도 없는 거고 또 거들어달라고 하는 것도 없다. 전부 제가 했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정대협에서 정신대 이야기만 하지 왜 위안부를 끌어들였느냐'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정신대 할머니만으로는 부족하니까 위안부 할머니를 넣어서 30년이나 했는데 저는 그래야 되는가 보다 하고 따른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저 그 사람들 말만 들은 것뿐이다. 재주는 우리가 부리고 돈은 사람이 받는 거. 이게 너무 억울하다"고 했다.

이 할머니는 또 "윤미향이 정대협 대표로 30년이나 같이 해놓고 위안부 문제는 해결을 안 하고 자기 욕심대로 국회의원 하고 싶다며 하루아침에 배신했다"며 "최근 불거진 회계 논란에 대해선 1차 기자회견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이 할머니의 과거 국회의원 출마를 막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당시 주변에서 강력하게 국회의원 출마를 권유해 출마 선언을 했는데 나중에 윤미향 당선인이 끝에 가서 이를 막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며 "왜 막았는지 이유는 모르겠다, 나이도 많으니 안된다고 그러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지금 이렇게 당하는 것에 대해 먼저 간 할머니들에게 할 말이 없다. 먼저 간 할머니들에게 '할머니 제가 이렇게라도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왔습니다'라고 말하기 위해 끝까지 전심전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31일 국회의원 신분이 되는 윤미향 당선인에게는 "따로 하고 싶은 말은 없다"며 "그동안 왜 30년간 위안부 문제를 팔아먹었는지 몰랐는데 이제 보니 (비리 의혹이) 엄청나던데 이는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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