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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밑이면 업황 안좋다는 BSI가 49···제조업 추락 끝이 없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 경제의 허리인 제조기업의 체감 경기가 또 한 번 급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으로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영향이다. 신규 수주, 생산, 가동률 등 주요 지표가 모두 나빠졌다. 소비 시장이 조금씩 살아난 덕분에 비제조업 체감 경기는 반등에 성공했다.

경기도 안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기업 K사의 필러넥(연료탱크 파이프) 생산 공장. 생산 라인이 멈춘 현장에서 이날 출근한 근로자가 부품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경기도 안성에 있는 자동차 부품기업 K사의 필러넥(연료탱크 파이프) 생산 공장. 생산 라인이 멈춘 현장에서 이날 출근한 근로자가 부품 청소 작업을 하고 있다. 김영주 기자

한국은행이 27일 ‘2020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5월 제조업 업황 BSI는 49로 전월 대비 3포인트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미쳤던 2009년 2월(4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알 수 있는 지표로 100이 넘으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100보다 작으면 업황이 나쁘다는 기업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올해 1월 76이었던 제조업 업황 BSI는 2월 65, 3월 56, 4월 52로 떨어졌고 5월에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기업규모별로 대기업(-2포인트)·중소기업(-4포인트), 기업형태별로 수출기업(-2포인트)·내수기업(-4포인트) 모두 하락했다. 세부적으로는 매출과 채산성, 자금 사정 모두 비관적인 응답이 많이 늘었다. 매출 BSI는 48로 장기평균치(91)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월 85였던 가동률 BSI도 추락을 거듭해 54까지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신규 수주가 줄어 설비를 가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업종별로는 의료물질·의약품이 23포인트 급등했으나 자동차(-11포인트), 화학물질·제품(-10포인트) 등은 많이 하락했다. 자동차와 화장품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코로나19에 관한 명확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기업 체감 경기 둔화 흐름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급락한 제조업 업황 BSI. 그래픽=신재민 기자

급락한 제조업 업황 BSI. 그래픽=신재민 기자

여전히 부진한 제조업과 달리 비제조업은 최악을 벗어났다. 지난달 50까지 떨어졌던 비제조업 업황 BSI는 6포인트 상승한 56을 기록했다. 운수창고업(14포인트), 정보통신업(9포인트), 도소매업(7포인트) 등이 전월보다 많이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 유통 물량 증가와 유가 하락, 시스템 소프트웨어 수주 증가 등의 효과”라며 “각종 정부 지원책으로 가계 소비가 늘고, 서비스업 부진이 완화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소비자의 종합적인 경제 인식을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 대비 2.1포인트 상승한 57.8을 기록했다. 2월부터 석 달 연속 하락하다 반등에 성공했다. 기업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데도 ESI가 상승한 건 소비자심리 회복 덕분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달(70.8)보다 6.8포인트 상승한 77.6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긴급재난지원금 등 경기부양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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