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정체, 재난지원금의 힘···소비자심리 일단 반등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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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가계의 경제 심리가 되살아날 조짐이다. 2~4월 석 달 연속 급락해 역대 최저치와 유사한 수준으로 떨어졌던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반등에 성공했다.

부산 벡스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된 전시 행사가 21일부터 재개됐다고 밝혔다. 관람객들이 행사장이 있는 제1전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벡스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된 전시 행사가 21일부터 재개됐다고 밝혔다. 관람객들이 행사장이 있는 제1전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송봉근 기자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0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CCSI는 전달(70.8)보다 6.8포인트 상승한 77.6을 기록했다. CCSI는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지수다. 2003~2019년 중 장기평균치를 기준값(100)으로 100보다 크면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지난해 90대에 머물던 CCSI는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상승해 올해 1월 104.2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상륙한 2월부터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4월엔 70.8까지 급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67.7)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국내외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5월엔 상승했다”며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도 정부의 경기부양책 중 하나로 지수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얼어붙은 소비자심리.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코로나19에 얼어붙은 소비자심리.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추락하던 CCSI가 상승한 건 경기를 바라보는 가계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세부적으론 생활 형편, 가계 수입, 소비 지출 등 CCSI를 구성하는 모든 지표가 좋아졌다. 현재생활형편 CSI와 생활형편전망 CSI는 각각 2포인트, 6포인트 상승했다. 현재는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전망은 6개월 후의 상황을 뜻한다. 가계수입전망 CSI와 소비지출전망 CSI도 각각 4포인트 올랐다.

하지만 소비자 심리가 완전히 되살아났다고 보긴 이르다. CCSI는 경기 상황에 따라 급락하기도 하지만 상황이 좋아지면 반등 속도도 빠르다.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전개 양상에 따라 또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물가 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전월보다 각각 0.1%포인트 낮아진 것도 침체 우려가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특히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6%로 2002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처럼 향후 소비 위축 가능성도 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부진 우려는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저유가에 다른 국내 석유류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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