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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고3 등교···"건강도 입시도 걱정" 복잡한 학부모 심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등교를 더는 미룰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대덕고 학부모 정모씨 "입시때문에 하교는 가야" #학교측, "하루 3차례 발열 체크, 거리 두기철저"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등교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대전 유성구 반석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실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등교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대전 유성구 반석고등학교에서 교사들이 교실을 소독하고 있다. 뉴스1

 20일 등교 개학하는 고3 수험생 딸을 둔 정모(51·대전시 유성구 도룡동)씨는 “학교에 가지 않은 기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도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씨는 “코로나19로 개학이 2개월 넘게 연기되면서 수업도 제대로 안 되고 스스로 공부하는 것도 미흡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학교에 다니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게 수험생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딸이 학교에 못 가고 주로 집에 머무르면서 건강도 약간 나빠졌다. 아무래도 운동 부족 등이 요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정씨는 또 “딸에게 마스크도 2개 정도 챙겨주고 물컵과 숟가락 등 학교생활에 필요한 기본 용품은 챙겨 주겠지만, 학교에서 학생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의 딸 서정양도 "집에서만 공부하니 답답하고 지루했다"며 "학교에 가서 친구들도 보고 싶다"고 했다.

 이날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고3 학부모들은 대체로 “우려되지만, 학교는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었다. 대전 충남고 3학년생 아들을 둔 김모(49)씨도 “수능시험 등 학사 일정을 고려할 때 등교를 더는 미루는 것은 안된다고 본다”고 했다. 김씨는 “마스크도 2~3개 넉넉하게 챙기고, 등교 시간에 발열 체크할 것 등을 고려해 자녀를 서둘러 등교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빛고을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복도에 학생들의 동선을 나누기 위한 우측통행 및 1m거리두기 표시를 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19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빛고을고등학교 선생님들이 복도에 학생들의 동선을 나누기 위한 우측통행 및 1m거리두기 표시를 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고3 아들을 둔 차소연(서울 노원구)씨는 “올해 수능을 앞뒀기 때문에 마음이 급했으며, 빨리 등교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차씨는 “처음부터 미루어서 하반기 개학이 결정됐으면 차라리 마음 놓고 지냈을 텐데 계속 연기되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코로나19 사태가 하루아침에 끝날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개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스크, 손 세정제, 알코올 티슈 등을 빠짐없이 챙겨주겠다고도 했다.

 또 다른 고3 학부모인 이진숙(서울 강북구)씨는 “오랜만에 만난 학생들이 거리두기를 잘할지, 마스크 계속 잘 쓰고 있을지 걱정”이라며 “식당은 칸막이가 돼 있어 다소 안심이다”라고 했다.

 학교도 등교에 대비해 준비를 철저히 하는 모습이다. 대전 대덕고는 교문을 통과해 학교 건물로 들어오는 순간 1m 간격을 유지한 채 발열 체크를 한다. 이어 교실로 들어갈 때 담임교사가 다시 한번 비접촉 체온계로 열을 잰다. 이어 점심시간에 급식실 입구에서 담임교사가 다시 한번 발열 체크하도록 했다.

 이 학교는 고3 학생수가 191명으로 적은 편이어서 교실 공간은 다소 여유가 있다고 한다. 이 학교 최재모 교장은 “학급당 학생 수가 15~23명이기 때문에 책상 간 거리가 1m 이상 충분히 유지된다”며 "다만 교사들이 마스크를 쓰고 4시간 수업하는 게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는 급식실도 1m 정도 떨어져 한 방향을 보고 식사할 수 있게 꾸몄다. 학교측은 학부모에게 “등교 전에 학생건강상태 자가진단 사이트에서 건강상태와 등교 가능 여부를 확인하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다섯차례나 연기됐던 등교 개학이 20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첫 등교한 대전 전민고 3학년 학생들이 수업에 앞서 체온을 측정하기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바닥에는 학생들에게 코로나19를 잘 이겨내자라는 선생님의 격려의 글이 부착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다섯차례나 연기됐던 등교 개학이 20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부터 시작됐다. 이날 오전 첫 등교한 대전 전민고 3학년 학생들이 수업에 앞서 체온을 측정하기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바닥에는 학생들에게 코로나19를 잘 이겨내자라는 선생님의 격려의 글이 부착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대전시교육청도 학교 내 학생 밀집도를 최소화하기 위해 학년별로 15분 내외의 시차를 두어 등하교 하도록 했다. 또 수업 시간은 5분 감축하고 쉬는 시간도 차등 운영하기로 했다. 급식 시간도 학년별로 다르게 하고, 학교 여건에 따라 급식실 지정좌석제를 실시하고 칸막이도 설치하도록 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김현예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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