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금융 지원받고 싶어도…수출 막혀 ‘그림의 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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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수출기업을 돕겠다며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금융지원에 나섰지만 이용 실적이 저조하다. 코로나19로 수출길이 아예 막혀버린 기업이 많아서다.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무역보험공사가 제출한 ‘수출 활력 제고 방안 프로그램 현황’ 내용이다. 무역보험공사는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36조4765억원 규모 무역보험과 유동성을 추가 지원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감액 없이(무감액) 무역보험 만기를 연장해주는데 28조7000억원, 해외 경기부양 프로젝트 수주 지원에 5조원, 무역보험ㆍ보증료 할인에 265억원 등이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지난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하지만 18일 추경호 의원실에 따르면 무역보험공사가 6일까지 실제 기업에 지원한 액수는 11조7621억원에 그쳤다. 전체 지원 규모(36조4765억원)의 32.2% 수준이다. 무역보험 무감액 연장 지원 규모는 28조원 이상이었지만 실제 지원된 액수는 11조원으로 절반이 안 됐다. 무역보험공사는 해외 경기부양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에 5조원 이상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나간 지원금은 ‘0’이었다.

무역보험공사로부터 금융 지원을 받으려면 통상 수출 실적이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19가 걸림돌이 됐다. 세계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 실적도 바닥을 쳤고, 무역금융 지원책이 ‘그림의 떡’인 업체가 많았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를 보면 지난달 수출은 369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24.3% 급감했다. 수입액은 378억7000만 달러로 15.9% 감소했다. 수출 감소 폭이 수입 감소 폭을 뛰어넘으면서 99개월 만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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